매거진 부의 사유

10년 동안, 왜 우리는 더 가난해졌을까

by 김현재




연봉은 분명 올랐는데,

이상하게 통장 잔고는 늘지 않죠


커피 한 잔 값도, 전세금도, 주유비도 생활비가 모두 올랐습니다.


더 열심히 일하는데 왜 더 힘들어질까?


열심히만 하니까 더 힘들어지는거죠. 당연한 질문을 당연하지 않은 얘기와 계산으로 풀어보면, 그 답은 생각보다 잔인합니다. 우리가 가난해진 이유는 돈의 가치가 무너졌기 때문이에요.




월급은 늘었는데, 달러로 보면 줄었다


2015년 이후 한국의 중위소득은 약 40% 올랐어요. 겉보기엔 꽤 괜찮은 상승률이고, 부자가 된 느낌이죠. 일단 올랐으니까요. 하지만 이걸 달러 기준으로 환산하면 18%밖에 오르지 않았어요. 그 말은 원화가 약해졌고, 물가가 더 빠르게 뛰었기 때문이에요.


예전에는 한 달 일해서 400만 원을 벌었다면, 지금은 560만 원쯤 벌지만 그 돈으로 살 수 있는 건 오히려 줄었어요. 해외여행 경비, 수입 원자재, 심지어 외식 한 끼까지, 모두 달러로 움직이는 세상에서 ‘원화의 체력’이 약해진 거예요. 현실적으로 원화는 우리나라에서만 통용되는 광역 상품권 정도로 취급받고 있습니다.




금으로 바꾸면, 절반밖에 못 번다


조금 더 직관적으로 계산해볼까요? 201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중위소득자는 한 달 일하면 금 3온스를 살 수 있었어요. 하지만 2025년 현재, 같은 일을 해도 1.35온스밖에 살 수 없어요.10년 새 절반 이하로 떨어진 셈이에요. 금은 수천년간 통용되는 안전자산입니다.


우리가 한 달 동안 열심히 일해도, 그 노동의 결과로 얻는 ‘실질 가치’가 50% 사라졌다는 뜻이에요. 금이 아니라도 마찬가지예요. 모든 실물의 가격이 돈보다 더 빠르게 달려왔어요. 전세계 관점으로 본다면 결국 우리 모두가 조금씩 뒤처진 거예요.




부자가 아닌, 돈이 가난해진 시대


사람들은 ‘소득이 낮아서 힘들다’고 생각하지만, 원인은 돈 자체의 가치 하락이에요. 지금의 100만 원은 10년 전의 60만 원짜리 체력밖에 없어요. 그러니 아무리 열심히 벌어도, 돈이 지닌 ‘구매력’이 사라지면 가난해질 수밖에 없죠.


만약 2015년처럼 다시 한 달에 금 3온스를 살 수 있으려면 우리나라의 중위소득은 월 1,500만 원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건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죠. 이건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 모든 사람들의 문제입니다. 미국도, 유럽도, 일본도 모두 같은 흐름 속에 있습니다. 화폐가 풀리고, 인플레이션이 일상이 되며, 세상은 조금씩 ‘보이지 않는 가난’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부자를 수출하는 나라, 대한민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