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외제차, 강남의 펜트하우스, 수십억대 주식 계좌. 어쩌면 너무 멀게만 느껴지는 단어일지도 몰라요. 그런데 숫자로 들여다보면, 부자의 실체는 생각보다 훨씬 더 구체적이에요.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가 발표한 <상위 1% 부자가구 보고서>는 우리나라에서 진짜 부자들이 어떤 자산 구조를 갖고 있고,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낱낱이 보여주고 있어요.
2024년 기준, 대한민국에서 순자산 상위 1%에 들어가려면 최소 33억 원의 자산이 필요해요. 평균적인 1% 가구는 55억 원의 순자산을 갖고 있고, 총자산은 61억 원, 부채는 5.8억 원 정도로 부채비율은 10%도 되지 않아요. 굉장히 안정적인 재무 상태죠. 이들은 대부분 수도권에 거주하고, 평균 가구주는 64세이며, 3인 가족 구성인 경우가 많아요.
재밌는 점은 자산 구성에서도 확인할 수 있어요. 상위 1% 가구의 자산 중 81.1%는 실물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이에요. 거주 목적이 아닌 투자용 부동산의 비중도 크고요. 하지만 그렇다고 금융자산이 적은 건 아니에요. 평균 11억 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어요. 주식이든 예금이든 현금화 가능한 자산이 충분하다는 거예요. 즉, 단순히 부동산만 쥐고 있는 부자들이 아니라는 뜻이기도 해요.
소득도 흥미로워요. 이들은 연평균 2억 4,395만 원의 경상소득을 올리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근로소득(44.7%)이에요. 즉, 여전히 일을 하며 소득을 창출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거예요. 그다음은 재산소득(38.5%)으로, 전체 가구에 비해 무려 16.8배나 많은 수준이에요. 이 부분이 가장 주목할 만한 지점이에요. 결국 부자는 ‘벌어서’만 되는 것이 아니라, 가진 자산이 수익을 만들어내는 구조를 갖췄을 때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있어요.
높은 소득과 더 높은 저축률
저축과 지출 구조는 어떨까요, 이들은 연간 7,366만 원을 소비하지만, 9,353만 원은 저축하고 있어요. 다시 말해, 소비보다 더 많이 저축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거예요. 특히 식비, 교육, 주거 외에도 오락문화, 음식숙박 등의 여가 관련 지출도 많다는 점은 이들이 삶의 질까지 고려한 소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커요.
은퇴에 대한 준비도 인상적이에요. 아직 은퇴하지 않은 1% 가구 중 상당수가 70세까지 일하기를 희망하고 있고, 은퇴 후 월 623만 원의 생활비를 기대하고 있어요. 실제 은퇴한 이들의 생활비는 월 499만 원으로, 그 기대치보다 낮아요. 은퇴 후 생활에 대해 “여유 있다”고 답한 비율도 절반에 못 미쳤고요. 이 결과는 부자라고 해서 은퇴가 무조건 편한 건 아니라는 점을 다시금 일깨워줘요.
이 보고서를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은 마지막 문단이었어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불교적 교훈이었어요. 자산을 쌓는 일도, 부자가 되는 일도, 어느 날 갑자기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에요. 마음먹고 꾸준히 실천하는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결과라는 걸 보여줘요.
지금의 나와 상위 1% 사이의 거리는 숫자로 보면 멀게 느껴질 수 있어요. 하지만 그 거리보다 더 중요한 건 ‘어떻게 하면 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태도인 것 같아요. 지금 나의 소비 구조는 괜찮은가? 자산이 자산을 낳는 구조는 있는가? 내 마음의 그릇은 부자를 맞이할 준비가 되었는가?
부자는 팔색조의 얼굴을 갖고 있어요.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이미지 말고, 이 보고서가 보여준 '숫자로 된 얼굴’을 보면 부자라는 존재가 더 실감 나게 다가올 거예요. 그리고 나 또한, 그 방향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고 믿게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