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 휙, 꺼진다.
'아, 꿈이구나.'
흐르는 땀방울을 손등으로 대충 훔쳐내고는,
축축해진 이불을 정갈하게 정리한다.
오늘도 입가에 침을 흘리며
나를 맞이하는 맹수 한 마리.
"그래, 조금만 기다리렴.
곧 많은 먹이를 준비해 놓을 테니."
희한하다. 어제도 분명 충분히 먹였을 텐데.
얼마나 더 먹어야 저 허기가 채워질지 의문이 든다.
어? 가만 보니 녀석의 덩치는
또 언제 이렇게 커진 걸까.
정체는 확실히 모르지만,
내 주변을 끊임없이 맴도는
이 존재를 마냥 무시할 수는 없었다.
얼마 전, 결국 집으로 데려와 함께 살기 시작했는데
녀석이 원하는 게 따로 있는 건지,
상황이 조금 난감해졌다.
요즘 들어 덩치가 부쩍 불어난 탓에
평소 주던 먹이의 양으로는
턱없이 부족해 보이는데,
그것이 나에게는 꽤나 버거운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조금 더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땅이 휙, 꺼진다.
'아, 역시 꿈이었네.'
이번엔 흐르는 땀방울을 그대로 둔다.
그저 자리에 누운 채로 천장을 멍하니 응시한다.
내가 움직이지 않자,
맹수가 소리 없이 다가온다.
"이제 더 이상 줄 먹이가 없어,
어제 내 팔을 마지막으로 다 가져갔잖아."
맹수의 시선은 이제 내 가슴을 향하고 있다.
'아, 심장? 그건 안 되는데..'
입을 벌리고 있는 맹수를 보자
이내 깨달았다.
'아, 처음부터
이거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