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상 위에 올라가 있는 곶감의 배치 정도를 수정해야 했음.
헬스케어 앱 헬피 혁신 아이디어 공모전 발표 심사 탈락
한줄요약 : 제사상 위에 올라가 있는 곶감의 배치 정도를 수정해야 했음.
2021.2
1. 상황분석/문제도출
헬피에 제안했던 내용을 한 마디로 정리해보면 ‘고객 건강데이터를 기반으로 손해사정업 B2B 비즈니스를 추진해보자.’입니다. 헬피 어플에서 건강검진 데이터까지 받아볼 수 있었기 때문에 사용자의 건강 데이터 기반 손해사정업에 진출하자는 방향 제시는 뭐 나름 신박한 제안일 수 있겠으나 보험 상품이 없는 헬피의 의지만으로는 구현할 수 없는 사업이었기 때문에 현실 가능성이라는 부분에 있어서 결정적인 결함을 가진 제안이었습니다.
2. 사업제안
표지 내용을 보시면 ‘보험가입자 건강 분석 사업’ & ‘정신건강 관리 서비스를 통한 이용자 확보’ 두 가지 아이디어를 담고 있습니다. 이 당시 코로나19로 인해 멘탈케어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던 것을 고려해보면 보험가입자 건강 분석 내용은 제외하고 정신건강 관리 서비스 기획에 집중했어야 했는데 욕심이 과했습니다.
대학 팀플, 공모전 그리고 실제 사업계획서까지. 실현 가능성이 보장된 내용을 담아야한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기획안을 까보면 기술적으로, 금전적으로, 법적으로 기업에서 큰 고민 없이 구현할 수 있는 내용을 제안하는 팀은 드뭅니다.
현실적이지만 시시하지 않은 기획. 중용이 핵심이고 최선의 중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해당 분야에 몸담고 있는 이들의 검토가 필수적입니다. 특히나 금융, 의료, 부동산 관련 마케팅 기획의 경우 법적으로 불가능한 영역이 존재하기에 현직자의 조언이 더더욱 필수적이구요.
=> 레드불, 부탄가스 제조사로 알려져 있는 썬그룹, 등 기업에 직접적으로 무언가 제안할 일이 있었습니다. 사풍(社風)을 사전에 제대로 파악하고 그에 맞는 스타일의 제안을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예컨대 외국계 기업의 경우 애초에 한국 법인에서 마케팅 전략에 대한 결정권한이 없는 경우도 존재하고 보수적인 제조기업의 경우 당장의 매출 상승에 기여하지 못하는 기획안은 그대로 결정권자의 카톡방에 계류되곤 합니다. 물론 기획안의 내용이 매력적이지 못해서 제 제안이 실패했을 수 있겠습니다만... 기업 내 분위기 그리고 구성원의 결정권한까지 고려해야 고효율의 기획안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앱 서비스 기획. 양보다 질을 선택하시길 바라며
돌이켜보면 너무 정신없는 기획안이었습니다. 이거저거 하자는 건 많은데 정확히 뭘 어떻게 하자는 건지 갈피를 잡기가 어려운 기획안이었죠. 앞서 지적했듯이 본 기획안에는 두 개의 신사업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는 사업이라면 동시 제안이 합리적이겠지만 아예 별도의 사업을 한 기획안에 담는 것은... 탈락 시켜달라는 강력한 표현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서류 통과를 한 것은 참 신기합니다.)
다만 어필하고자 했던 것은... ‘우리 이렇게 열심히했어요!’ 였습니다. 근데 특히 기업이 주최하는 공모전은 유치원 학예회가 아니기에... 기특하게 봐달라는 호소는 잘 통하지가 않습니다.
더불어서 헬피는 손해사정업 진입과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 제안보다는 현재 헬피가 제공하고 있는 앱 서비스를 사용자 경험 차원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아이디어 정도를 원했을 겁니다. 제사상 위에 올라가 있는 곶감의 배치 정도를 제안해달라는 거지 ‘감놔라 배놔라’식의 제안을 바라는 게 아니라는 점. 즉, 공모전 주관사의 의도 파악이 좋은 성과의 8할 이상이라는 점을 새삼 깨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