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가 봐야겠쬬. 따라오시죠
소식통은 전부 남편입니다.
맨날 뉴스만 쳐다보는지 이런 소식에 굉장히 빠른 사람이에요.
언제부터 시작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대회에 대해 알게 된 건 작년 즈음입니다. 대락 봄 즈음 되면 어느어느 가게가 최종 본선에 올랐다 - 이런 뉴스를 남편이 뽀르르 물고 옵니다. 베스트 크로와상 대회라니, 말만 들어도 설레지 않습니까!!!!!
사실 대회는 대략 한 달 전 즈음? 끝이났습니다. 본선에 진출한 가게들이 많기는 하지만, 여기서는 3위부터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아 제인더베이커리가 3위군요. 작년에도 결승에 올랐던 곳이고요. 필모어 스트리트에서 시작한 'Jane'이라는 카페가 제인 더 베이커리 라는 베이커리를 내고 무섭게 발전하기시작한 게 몇 년 전입니다. 지금은 지점만 오리지널 포함 7개를 낸 상태지요.
제인 더 베이커리는 저도 정말 자주 가는 곳인데, 막상 찾으려니 사진이 없습니다. 재밌는 건 한국인 찜질방과 오만것을 파는 가게 옆에 위치해 있습니다ㅎㅎ 주말 아침에 가면 줄이 어마어마하게 길고요, 웬만한 빵은 엄청 금방 빠지기 때문에 조금만 늦게 가도 가짓수가 많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상당히 다양한 종류의 식사빵, 쿠키, 페이스트리, 샌드위치, 커피를 팔고요. 페이스트리 종류도 자주 바뀌는 편이고, 홀리데이같이 특별한 날에는 특선 빵을 내놓고 예약을 받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계란이 올라간 페이스트리 (갈 때 마다 없음) 좋아하고요. 사워도우 종류의 식사빵도 기가막힙니다. 주로 말린 무화과와 견과류가 들어간 것 (Fig and walnut), 세가지 치즈가 들어간 것, 고대곡물 (ancient grain) 요 정도를 자주 사 먹습니다. 샌드위치도 맛있는데, 저는 Buratta가 들어간 걸 가장 좋아합니다. 루꼴라랑 프로슈또가 들었어요.
레몬브레드(파운드케익 같은 맛이 남)도 맛있고요, 새카맣게 나온 초콜릿빵.. 이름이 뭐였지 그것도 자주 먹고요.. 여튼 실패할 확률은 거의 없습니다. 드시러 오시지 마세요. 저 먹을 거 없으니까.
아 여긴 안 가본 곳입니다. 다운타운에 위치한 고급 프렌치 레스토랑으로 알고 있어요.
홈페이지 누가 만들었는지 별로입니다. 레스토랑/베이커리 구분도 안 가고 불편해요. 인스타그램을 찾아보도록 합시다.
고급 프렌치 파티셰리를 취급합니다. 작고 영롱하고 달콤한 것들이요. 종류도 많고 참으로 매력적이지만 아무래도 다운타운이라 접근성이 좀 떨어져서 가볼 일이 잘 없습니다. 프렌치 베이커리이니 미국 것 보다 훨씬 덜 달고 맛있을까요? 조만간 가 보게 되면 또 글을 써 보지요.
여긴 대회 결과가 나오고 바로 며칠 안에 가봤습니다. 너무 바빠지기 전에요. 아침에 일찍 갔습니다. 열 시 즈음이요.
어디있다는 거야 하고 도착해봤더니 생각이 났습니다. 공사 중일 때 봤거든요. 카페가 새로 들어오는 것 같기에 오예 하고 좋아했었죠. Saint Frank라고 하는 샌프란시스코발 작은 카페체인이 있는데요, 거기에서 낸 거라고 합니다.
줄이 가게 밖까진 아니지만 길고요, 짧아지지 않습니다. 먹어보고 싶은 게 많아서 기본 크로와상 한개, 라즈베리가 들어간 아몬드 크로와상 한 개, 또 다른 하나를 시켰는데 직원이 헷갈려서 그냥 처음 두 개 만 줬습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와상 대회 우승 한 거 실감나냐, 하고 저기 파란 옷 입으신 분한테 여쭤봤더니, 우승 만 한게 아니라 'Best Original Cration'과 'People's choice' 까지 삼관왕이었다네요!
저 때가 10시가 좀 넘었는데 벌써 거의 다 팔렸고, 아직 주말이 안 되서 주말엔 어쩌나 행복한 걱정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오너중 한 분이 한국인이시라고 하네요 :) 역시 빵잘알 아닙니까 한국사람들.
자리가 나서 앉았습니다. 원래 앉아서 글을 쓰려고 했는데 노트북 베터리가 없어서 그냥 앉아서 커피를 기다렸습니다. 사람이 끝도 없이 들어오더라고요.
커피가 나왔고요, 기본 크로와상을 먹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음, 맛있습니다.
크로와상이 맛있는 집엘 가더라도 겉부분이 질긴 느낌이 있는 곳이 많았던 것 같은데, 여기는 겉 부분이 기분좋게 바삭바삭 합니다. 속은 포슬포슬 촉촉하고요.
커피는 뭐, 아는 맛입니다. Saint Frank 커피 맛있어서 가끔 가거든요. 한국처럼 치사하게 작은 컵에 주지 않습니다.
사람이 점점 많이들어오더니,
한 20분 만에 다팔렸습니다.
한 개 남은 저 빵이 애처로워보이네요. 뒤에서 다급히 쿠키를 오븐에 넣고 굽고 계시던데, 크로와상은 그렇게 금방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니 다음 날에나 나오겠지요. 일찍오길 잘 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혹시 가실 분들은 오전 10시 전에 가시길 추천하는 바입니다.
하지만 제 최애 크로와상은 뭐니뭐니해도 'Arsicault Bakery' 입니다. 이전에 한양희님께도 전파해드렸던. 실제로 구글에 SF Best croissant 라고 치면 제일 위에 나옵니다. 사람들에게 공식/비공식 설문조사를 해도 비슷한 결과가 꽤 많고요.
정말 촉촉하고 파스스사사삭 하게 녹습니다. 저는 기본 버터크로와상이나 햄엔치즈를 좋아하고요. 커런트스콘의 광팬입니다. 커런트는 말린 베리류 인데요, 저는 말린 베리류/건포도 같은 걸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인데.. 이 커런트 스콘 앞에는 장사가 없지요.
이 외에도 정말 맛있는 빵집이 많습니다. 샌프란시스코 베이커리 테이스팅 투어를 할 수도 있겠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런 열정을 다른 데에 썼으면 크게 성공했을 건데요..ㅋㅋㅋㅋㅋ
샌프란시스코 베이커리 테이스팅 투어 하러 오십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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