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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esidio Library Aug 11. 2023

첫 브런치 북 <회녹색 눈의 남편과 샌프란시스코>

출간이라는 단어는 너무 거창해요.

출간, 발간, 발행, 출판.. 무언가를 찍어내어 세상에 내놓는 일이 한국에는 참 다양한가 봅니다. 영어로는 Publish 나 경우에 따라서 Print 정도가 다인 것 같아요. 그런 경우가 종종 있어요. 한국어로는 단어가 아주 많은데 미국에서는 한 두개 밖에 없어서 영 답답한 순간. 아 이 경우에 딱 적합한 단어가 한국어로는 생각나는데 영어 표현은 찾을 수 없는 경우 (사실 이건 반대의 경우도 자주 느끼긴 해요)


저는 SNS도 안하고 일기도 안써요. 글쓰기는 좋아하는데, 한국인 자아로서 느끼는 것들은 영어로는 쓰면 그 느낌의 맛이 안 나서 속상했어요. 쭈욱 써내려 가면 한글이 얼마나 예쁜지, 어감이 얼마나 정다운지, 아무 문장이라도 한글로 써 놓고 그냥 그 느낌이 좋아 계속 바라보곤 했어요.


브런치에 글을 쓰시는 당신처럼, 저도 그저 풍선처럼 떠다니는 생각들을 써 내려갈 곳이 필요했을 뿐이에요. 그냥 두면 둥둥 떠내려가 없어져 버릴텐데, 써 놓으면 예쁘게 묶어놓을 수 있잖아요?


한 삼개월 반 쯤 되어갑니다. 꾸준히 일주일에 2-3회씩 글을 썼어요. 퇴사 후 에너지를 쏟을 공간을 만들어 주었어요. 재미있어요. 어렸을 때 글 쓰는 것을 좋아했었는데, 맨날 자소서나 쓰고, 논문이나 쓰라고 (그것도 영어로!) 채찍질만 했던 그 어린이를 마침내 놀게 해 주는 것 같아 기뻐요.


제가 쓴 글을 일기처럼 다음에 다시 볼 수 있는 것도 좋고, 다른 분들께서 읽어주시는 것도 감사해요. 다른 글들도 읽어보면 사람 사는게 다 다르기도 하지만 또 다 비슷하기도 한 모양이더라구요. 그게 좋아요. 읽으면서 위안도 얻고, 공감도 얻고, 가끔은 놀라기도 해요. 저는 복잡한 세상에서 그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편안한 글이 좋아서, 그런 공간을 만들어 드리고 싶었어요. 아, 이 사람은 이렇게 사는구나. 이렇게 좋고 이래서 힘들었구나.


그저, 쓰던 글을 엮어낼 공간이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무려 제목도 있고, 목차도 있고. 그래픽에 불과하지만 무려 책 커버도 있으니, 그럴 듯 해서 재밌지 않나요?


참, 해당 글들은 매거진에서 빠지는군요, 몰랐어요. 관심 없으시겠지만, 혹시 매거진을 구독하고 계신 소중한 5분 중에, 왜 글이 없어졌지? 하신다면 그 옆에 브런치북으로 옮겨갔습니다.


제목은 회녹색 눈의 남편과 샌프란시스코 입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sfandgreeneyes


매번 들러 살펴주시는 감사한 분들은 이미 보신 글들이겠지만, 혹시 아직 안 보셨다면 시간되실때 오다 가다 즐겁게 읽어주시면 좋겠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창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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