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함께 쓰는 이야기 #6-2
3부. B612에서의 치유
4부. 귀환
5년 전이다. 나는 처음으로 글쓰기 강사가 되었다. 두려웠지만 가슴은 설렜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삶에 공감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수업이 끝난 후 늦은 밤, 수강생들의 글을 읽었다. 서툴지만 진심이 담긴 문장들. 그들의 아픔과 기쁨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밤새워 첨삭을 하면서도 피곤하지 않았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처음으로 듣는 사람이 된다는 것. 그것은 특권이었다.
주강사는 퍼포머로 완벽했다. 화려한 언변, 풍부한 경험, 탄탄한 경력. 하지만 그의 강의는 테크닉에만 머물렀다. 수강생들의 이야기는 그저 수업 자료가 되었다. 그들의 삶은 기교 연습의 재료로 전락했다.
마지막 날, 그에게 맞섰다. 자격 없는 주제에,라는 그의 말이 날카로운 칼이 되어 가슴을 찔렀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내가 지키려 했던 것은 글쓰기의 본질이었다는 것을.
너만의 이야기를 써봐. 너만의 방식으로.
나는 도망쳤다. 5년이란 시간 동안 숨어있었다. 하지만 그 시간이 헛되지는 않았다. 내 안에서 새로운 의미가 자라나고 있었으니까.
글쓰기는 삶쓰기이다. 테크닉이 아닌 진심이고, 기교가 아닌 용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