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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레스티지고릴라 Dec 27. 2018

FSC와 LCC 사이, 퓨전 항공사를 증명하다

HSC, 너는 누구니

친구가 차를 산다고 한다. 요새 많이들 산다던 가솔린 엔진과 전기 엔진을 동시에 장착한 하이브리드 자동차.

그런데, 이 하이브리드라는 단어가 자동차에만 쓰이는 것은 아니다.


패션, IT, 건축, 음악 등등 다양한 업계에서도 가장 뜨거운 단어 중의 하나가 이 ‘하이브리드’랜다.




항공 업계에 침투한 하이브리드

네이버 정의에 의하면 결국 A와 B를 섞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하이브리드의 코어일 테다.


국내 항공업계에서 대두되는 하이브리드는 국토교통부의 신규 LCC 면허 심사와 관련이 깊다. 신규 LCC 면허 신청에 도전한 항공사들을 기억하는가.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에어필립 그리고 에어프레미아.

(출처: 에어프레미아 공식 홈페이지)

이 중 에어프레미아는 LCC가 아니라 HSC를 표방한다.




FSC+LCC=HSC

대형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의 장점만 더하다


HSC는 다른 게 아니라 Hybrid Service Carrier의 약자다. 

전혀 다르게 보이는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를 결합해서 도출해낸 답이 바로 하이브리드항공사.

(출처: 에어프레미아 공식 홈페이지)

대형항공사의 프리미엄 서비스/좌석과 저비용항공사의 합리적 가격을 한데 뭉쳐 놓았다는데, 그게 가능한건가?




HSC-FSC=LCC

하이브리드 항공의 두 가지 날개: ① 가격

하이브리드 항공사가 대형 항공사와 본질적으로 다른 점은 바로 가격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이코노미석 가격을 기존 대형항공사의 이코노미석보다 20% 저렴하게,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은 이코노미의 약 140% 수준에서 가격을 책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에어프레미아의 김종철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샌프란시스코행 비즈니스석이 400만원 정도라면 에어프레미아의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은 200만원 선’이라고 못박았다.

(대한항공 비즈니스석 / 이코노미석, 출처: 대한항공 공식 홈페이지)

심심한 김에 검색해볼까. 


내년 9월 6일부터 15일까지의 일정으로 인천 발 샌프란시스코 행 비즈니스 항공권을 검색해보았다. 내년 9월로 검색한 이유는 이 때가 추석 연휴가 껴 있는 골든 위크이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답게 상당한 몸값을 자랑한다. 

에어프레미아 대표의 말처럼 국적 FSC 항공사들의 인천-샌프란시스코 비즈니스석 왕복 가격은 평균 400만원 선이다.


이코노미석 상황도 보자.

항공사 별로 가격 편차가 다소 컸던 비즈니스석과는 달리 이코노미석은 평균 100만원 초반 선에서 가격 형성이 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정보를 종합할 때, 에어프레미아가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에 취항하게 된다면 

이 정도 수준의 가격을 예측해볼 수 있다.


인천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약 11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200만원이라는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가격은 충분히 합리적이고 승산 있어 보인다.


혹시나 나처럼 의심이 많은 분들 주목!

‘비즈니스석도 아니고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에 200만원이 합리적인거 맞아?’라고 생각할 분들을 위해 준비했다. 아래는 인천-샌프란시스코를 운항하는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가격이다.

이 밑으로는 200만원보다 더 비싸니 적지 않겠다.

위의 외항사들이 가격만 고려했을 땐 경쟁력 있어 보일지 몰라도, 방심하지 말자.


현재 인천-샌프란시스코 직항편을 운항하는 항공사 중엔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이 구비된 항공사가 없다. 그 말인즉슨, 저 항공편 모두 경유편이라는 얘기!

(출처: 아메리칸항공 공식 홈페이지)

아메리칸항공의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타게 되면 에어프레미아보다 샌프란시스코까지 8시간 더 소요된다. 비행기 내렸다 다시 타야 하는 수고스러움과 연결편이 지연될지도 모른다는 위험성은 덤이다. 게다가 미국 내 환승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짐도 달라스에서 한 번 찾았다가 다시 붙여야 하며 보안검색도 다시 받아야 한다. 홍홍…


결국, 한시간당 8.5만원 정도 더 쓰더라도 빠르고 쾌적하게 샌프란시스코를 가고 싶은 사람에겐 에어프레미아 같은 하이브리드 항공사가 합리적인 대안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HSC-LCC=FSC

하이브리드 항공의 두 가지 날개: ② 좌석/서비스

그럼 하이브리드 항공사는 단지 ‘중장거리를 운항하는 저비용항공사’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이브리드 항공사가 합리적인 가격을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저비용항공사와 구분되는 점은 대형항공사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넉넉한 좌석 너비를 공급한다는 점, 이코노미와 프리미엄 이코노미로 좌석 구분이 세분화 되어있다는 점이다.

(출처: 아시아나항공 공식 홈페이지)


△ 서비스


일반적으로 대형항공사들의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타게 되면 수하물 우선 처리와 우선 탑승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이코노미석보다 고품질의 기내식이 나오는 것은 물론이다.

(출처: 아시아나항공 공식 홈페이지)

에어프레미아는 자사의 프리미엄 이코노미 승객들에게 이 같은 혜택을 동일하게 제공할 예정이다. 

공항 라운지 이용도 가능케 할 예정이라고 하니 합리적인 가격에 다리 쭉 뻗고 충분한 서비스를 누리며 가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희소식이다.

(출처: 아시아나항공 공식 홈페이지)


△ 좌석


서비스도 서비스지만 좌석 너비는 혁신적이다!

에어프레미아의 이코노미의 좌석 피치는 35인치(89cm), 프리미엄 이코노미는 42인치(107cm)로 전세계에서 가장 넓은 피치를 선보일 예정이다.

(출처: 에어프레미아 공식 홈페이지)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감이 안온다면 ‘최고의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TOP 15’(클릭!)를 보고 오자.

전세계 항공사 중 가장 넉넉한 피치를 제공하는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은 일본항공뿐이다. 그 외에는 42인치에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피치다.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이것은 전세계 최고의 프리미엄 이코노미석들을 나열한 표다(!!!)

에어프레미아…프리미엄 이코노미…42인치…정말 넓다…(끄적끄적)


이코노미석 중 최고라고 불리는 싱가포르항공의 앞뒤 간격은 32인치다. 

‘좌석별 최고의 항공사’가 궁금하다면?


에어프레미아가 몇 인치였더라? 35인치? 

Aㅏ… 더 말하지 않겠다…

(이거보다 3인치 늘어나면 내 무릎도 조금은 숨 쉴 공간이 있겠지, 출처: 싱가포르항공 공식 홈페이지)




다른 나라는 어때?


아직 하이브리드 항공이라는 개념이 세계적으로 익숙한 개념은 아니지만, 에어프레미아와 비슷한 포지셔닝을 취하는 항공사들이 몇 곳 있다.


노르웨지안 (Norwegian)

(출처: 노르웨지안 공식 홈페이지)

유럽 내 최고의 LCC라고 평가받는 노르웨지안 항공. 


운항 루트: 일반적으로 5시간 내외의 중단거리만 운항하는 LCC와는 다르게 약 9시간 소요되는 파리-뉴욕 구간도 운항한다.


좌석: 이코노미로 좌석 분류가 단일화된 저비용항공사들과는 달리 프리미엄 캐빈이 존재한다. 심지어 B787 드림라이너에!

(출처: 노르웨지안 공식 홈페이지)

프리미엄 캐빈 피치는 43~46인치 수준이다.


서비스: 기내식 제공은 물론 위탁 수하물도 무료로 허용된다. 비상구 자리에 추가 과금을 받는 일반적인 LCC와는 달리 비상구 좌석을 지정해도 추가 비용 따윈 없다. 프리미엄 캐빈을 이용할 경우 라운지 이용도 가능하며 기내식이 3코스로 나온다…!!! 터치스크린이 탑재된 기내 모니터는 두말하면 잔소리.

(출처: 노르웨지안 공식 홈페이지)

가격: 파리 오를리-뉴욕 뉴왁 구간(8hr 10min)의 이코노미석이 편도 160유로(약 21만원), 프리미엄 캐빈이 480유로 선(약 62만원).


스쿠트 항공 (Scoot)

(출처: 스쿠트 항공 공식 홈페이지)

전세계 No.1 항공사인 싱가포르항공의 자회사. 


운항 루트: 스쿠트 역시 8시간 가량 소요되는 중장거리 직항 노선을 뛴다. 싱가포르-시드니 노선이 그것!


좌석: 스쿠트 역시 일반적인 LCC와는 다르게 이코노미석 외에도 ‘스쿠트 비즈’가 존재한다. 스쿠트 비즈 역시 B787 드림라이너를 이용한다. 

(출처: 스쿠트 항공 공식 홈페이지)

스쿠트 비즈 피치는 38인치 수준.


서비스: 스쿠트 이코노미석은 일반 LCC처럼 위탁 수하물이나 기내식은 유료 구매를 통해 누릴 수 있다. 다만, 일반석보다 레그룸이 30% 넓은 슈퍼 좌석, 레그룸이 50% 넓은 스트레치 좌석, 아이들의 울음 소리에서 해방될 수 있는 스쿠트 인 사일런스로 좌석이 세분화되어 있는 것이 특이점! 

(출처: 스쿠트 항공 공식 홈페이지)

스쿠트 비즈는 기내 수하물 2개가 무료다. 위탁 수하물은 30kg까지 허용된다. 탑승 수속도 먼저, 탑승도 먼저 할 수 있다. 웰컴 드링크가 제공되며 사전에 유료로 신청해야 하는 프리미엄 기내식이 무료로 제공된다. 노트북, 태블릿, 휴대폰 등에서 영화나 TV 등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도 무제한으로 누릴 수 있다.

(출처: 스쿠트 항공 공식 홈페이지)

가격: 싱가포르-시드니 구간(7hr 50min)의 이코노미석이 편도 299싱가포르달러(약 25만원), 스쿠트비즈가 523싱가포르달러 선(약 43만원).




하이브리드 항공사, 날아오를 수 있을까?


국토교통부가 현재 진행 중인 신규LCC 면허 심사는 빠르면 내년 2~3월즈음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몇 개의 항공사가 신규 LCC 면허를 취득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에어프레미아가 도전 첫 해 만에 신규 LCC 면허를 따내게 될 것인가는 분명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0만원이 채 안되는 가격에 42인치 피치 좌석에서 다리 좀 길게 뻗고, 샌프란시스코 갈 수 있게 되는 걸까?

(알리탈리아항공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로마에서 인천 돌아오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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