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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레스티지고릴라 May 10. 2018

여권도 디자인이다

세계의 여권 들여다보기

문사원은 머나먼 아틀란티스로 떠나기 위해 PG항공 비행기에 탑승했다. 대한민국 여권을 들고 말이다. 비행기에 탑승하니, 모두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있었다. 기내 구조는 다음과 같았다.



좌석 배치에는 나름대로 규율이 존재했다. 그 규율의 기준은 바로 여권. 각 국의 사람들은 여권의 특징에 따라 앉아있었다. 문사원의 자리를 제외한 1열, 2열은 특색있는 여권 겉표지 팀, 3열, 4열에는 여권 속지가 특색있는 팀. 그 사이에서 문 사원은 지정된 맨 앞자리에 가서 앉으니, 그 뒷줄에 앉은 중미 패밀리가 갑자기 소리쳤다.


“야! 한국에서 온 삼각형 머리! 넌 뭔데 맨 앞에, 그리고 우리 앞에 앉아? 감히 우리 팸을 이겨?”


(좌측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 과테말라-니카라과-엘살바도르-온두라스)

We are the one! 대동단결한 듯, 그들은 다짜고짜 여권을 내밀었다. 그들의 여권을 살펴보니 겉표지에는 중앙 아메리카 이미지가 있었고, 자기 나라 영역을 표시하듯 색칠되어 있었다. 4개의 여권을 함께 보니, 퍼즐을 한 조각씩 맞춰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가만히 보고 있던 2열의 유럽 친구들이 말한다.


“Simple is the best”



출처 : wikimedia commons

스위스 친구는 말한다. “어휴 촌스러워. 요즘은 미니멀리즘 시대야. 내꺼 봐봐. 엠보싱한 효과를 느낄 수 있는 크로스 모양과 심플한데 멋진 디자인. 그런데 심플해보이지만 또 얼마나 의미있는 여권이라고. 상단 우측의 5문장은 다 다른 언어야. Schweizer Pass는 독일어, Passeport suisse 는 프랑스어, Passaporto svizzero 이태리어, Passaport svizzer 는 로망슈어, 마지막으로 Swiss passport 는 영어. 여권에서마저 나타나는 우리나라의 포용성을 보렴.”


3열의 친구들이 갑자기 크게 웃기 시작한다. 3열의 대표주자, 캐나다 친구가 말한다.


“겉만 반지르르하면 뭐하니? 진정한 힘은 외유내강이야. 수첩같이 생긴 여권이 어디서!”


출처 : https://imgur.com/


단풍국에서 온 친구가 말한다.

“캐나다 여권이 인터넷에서 Hot한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 2013년 7월에 만들어진 우리나라 여권 속지에는 나이가라폭포, 블루노즈와 같은 캐나다 내 주요 관광지들이 그려져 있고, Black light를 여권에 비추면 마법처럼 오색빛깔네온으로 바뀐단다.”


출처 : https://goo.gl/79TtAM


옆에 있던 중국 친구가 말한다. "역시 캐나다 친구! 외유내강!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야. 안쪽 페이지에 자외선 통과시키면 우리나라의 랜드마크인 만리장성이 화려하게 나타나지."


이 모든 상황이 종결되기만을 기다렸던 4열의 3인방. 그 중 가운데 앉아있던 영국 친구가 돌직구를 날린다. 


“겉표지보다 안이 더 중요하다는 부분은 동의해. 하지만, 너네는 빛이 없으면 뭣도 아니잖아.”


출처 : wikimedia commons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우리 대영국제국의 여권은 보안상의 이유로 매 5년마다 갱신해. 이번 디자인은 2015년 11월에 세상에 나온 여권으로 영국이 낳은 세계적 인사들, 셰익스페어, 안토니 곰리 등의 모습이 담겨져 있어. 특히 셰익스피어의 얼굴은 워터마크처럼 모든 페이지 가운데에 작게 위치해있지. 우리나라를 형성해 온 사람들과 건축물의 이야기, 이런 것들이 진정으로 나라의 정체성을 보여준다고 봐. 그러니까 우리 여권이 짱이야” 


출처 :Grant Fleming


뉴질랜드 친구가 맞장구를 친다.

“맞아! 멋지기만 하면 뭐해? 모든 건 스토리가 있을 때 더 빛이 나는 법이지. 우리나라도 그래. 섬으로 처음 항해를 해서 온 폴리네시아 탐험가부터 수 천마일 여행해 온 많은 뉴질랜드의 역사적인 이야기들이 여권 각 페이지마다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어. 우리나라의 정체성이 이 여권 안에 담겼다 이말이야~”


출처 : ivan_arista 인스타그램


인도네시아 친구가 말한다. “우리나라에는 세계 최고의 왕 도마뱀인 코모도가 있어. 이 그림만 봐도 아 인도네시아 여권이구나!하고 알 수 있지.”


그런데 갑자기 어디선가 우당탕 소리가 난다. 핀란드 친구가 구석에서 휘바 춤을 추며 나타난다. 

그리고는 수줍게 말한다. 


“너희들 조용히 해! 너넨 다 정적이잖아! 내 여권은 얼마나 역동적인데!”


출처: https://bit.ly/2G0DqQE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우측 하단 코너에서 우리나라에서 상징적인 동물인 무스(북미산 큰 사슴)가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을거야.이런 세심한 디테일이 리얼 디자인이라 할 수 있지”

핀란드 친구의 말에 그 누구도 대꾸하지 않는다. 주위는 잠잠해졌고,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본 대한민국 대표, 문 사원이 마지막으로 말을 한다.


“실속 없는 친구들. 훗, 너네가 그래봤자 내 아래야. 진정한 힘은 보이지 않는 곳에 있지.


우리나라는 세계 여권 파워에서 상위권이야. Arton Capital이 발표한 2018년도 여권 랭킹 순위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세계 여권 순위 3위지. 여기서 우리나라보다 랭킹 순위가 높은 국가는 핀란드밖에 없지. 넌 멋지다. 그러니 넌 내 옆에 앉게 해줄게. 아, 참고로 영국! 너도 나랑 동급이니 박수 한번은 쳐줄게”


결국 핀란드 친구는 문사원 옆에 앉게 되었고,주변은 잠잠해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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