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미지의 도시로 알려졌지만 장거리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에겐 익숙한 곳이다. 18세기 오스만 튀르크 제국 시대부터 유럽으로 통하는 관문이자 동방과 서구를 연결하는 도시였던 이스탄불은 교통의 요충지란 특징을 살려 현재는 유럽, 아프리카, 미주 노선을 잇는 경유지로도 한몫하고 있다.
이곳에 2018년 10월 ‘이스탄불 공항’이 새롭게 개장했다. 현재는 2개의 활주로 및 9천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터미널만 운영 중이지만 총 4단계의 프로젝트를 2028년까지 완공하는 게 목표다. 최종 완공 시 규모는 76.5㎢. 터미널 4개와 활주로 6개로 운영될 예정으로 사람은 2억 명, 항공기는 233대까지 수용할 수 있게 된다.
프로젝트 비용은 총 13조 2천억! 조 규모의 이 공항이 다 만들어질 경우, 현재 세계 최대 공항인 ‘베이징 다싱 공항(47㎢)’은 타이틀을 넘겨줘야 한다. 인천공항의 3배 크기라고 하면 가늠이 좀 될까?
함께 할 파트너도 생겼다. 터키의 국적항공사 ‘터키항공(Turkish Airlines)’은 2019년 4월, 기존 아타튀르크 공항에서 이스탄불 공항으로 허브 공항을 이전했다.
이미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가로 취항 중인(126개국 316개 도시) 터키항공이지만, 신공항을 통해 더 많은 슬롯을 확보함으로써 신규 노선 확장과 항공편 시간대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 더욱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 더불어 이스탄불 공항은 터키항공의 노선망을 통해 더 많은 이용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본격적으로 공항을 둘러볼까? 너무 큰 나머지 주목해야 할 포인트들 몇 개로 추려봤다.
1. 터키항공 비즈니스 클래스를 위한 전용 게이트가 있다. 비즈니스 클래스 포함, 마일스앤스마일(Miles&smile) 엘리트 플러스&엘리트 등급이라면 이용할 수 있는 게이트다. 따로 티켓을 검사하거나 하진 않지만, 시작부터 프라이빗해서 좋고
입구로 들어가면 눈앞에 비즈니스 체크인 카운터가 바로 나오니 세상 편하다. (터키항공 A330 리뷰에서 자세히)
출국장은 조명이 가득해 화사하고 층고가 높아서 쾌적한 분위기였다. 여기서 포인트 두 번째! 2. 이스탄불 공항은 안내 방송이 없어 타 공항들보다 소음이 덜한 편. 스크린 및 사인보드가 잘 설치돼 있어 게이트를 찾아가기 수월했다.
공항이 너무 커서 도움이 필요하다고? 걱정 마시라. 공항 내엔 굉장히 신박한 3. ASK ME!” Information 기계가 있다.
버튼을 누르면 실시간 라이브로 직원과 영상 통화를 하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처음엔 조금 부끄럽지만(?) 적극적으로 도움을 받고 있다는 생각에 정보에 대한 신뢰도도 더 컸다.
4. 유럽에서 가장 큰 공항 호텔 ‘요텔(YOTEL)’이 있다. 공항 내 451개 객실을 운영 중인데 일반 구역과 면세 구역으로 나뉘어 있어 출국심사 전후 모두 이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요텔 바로 아래엔 5. 터키항공 전용 패스트트랙도 있으니 해당하는 승객이라면 꼭 이용하길 바란다.
패스트트랙 덕분에 신속히 수속을 마치고 면세장에 들어왔다. 화려하다 화려해!
*이스탄불 공항 이용 고객은 2시간 무료 와이파이 이용 가능
타 공항들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는 건, 입구에 전 세계 명품샵들이 쫙 나열돼 있다는 점이었다. 그 화려하다는 창이공항과 두바이 공항도 이런 식으로 세팅하진 않았는데… 백화점인 줄 알았다.
또한, 사방엔 전시품들이 있어 문화생활과 함께 인증샷을 남기기에도 좋았다. 사진 속 포토존이 가장 인기 만점! 이스탄불 공항에 간다면 꼭 한 번 들러보길 바란다!
라운지에 가기 전, 면세장에서 가장 특징적인 매장 하나를 소개해주자면 ‘Old Bazar’라는 곳이다. 터키의 전통 수공예품, 터키쉬딜라이트 등을 판매하고 있어 이색적인 분위기가 가득하다.
특히, 달달한 터키쉬 딜라이트를 다양하게 시식해볼 수 있으니 당 떨어질 때 한 번씩 들리면 좋을 듯하다.
이스탄불 공항 내 터키항공 라운지는 총 5개(비즈니스 라운지, 마일스앤스마일스 라운지, 익스클루시브 라운지, 국내선 라운지, 도착 라운지)로 이날 우리가 둘러본 곳은 비즈니스와 마일스앤스마일스 라운지였다.
*비즈니스, 마일스앤스마일스는 서로 반대편이니 참고
*익스클루시브와 도착 라운지는 오픈 예정
◆ 비즈니스 라운지
-터키항공/스타얼라이언스 회원 항공사의 국제선 비즈니스 승객만 이용 가능
-샤워 공간이 포함된 13개의 개인 스위트룸, 전시 공간, 콘솔 게임과 골프 시뮬레이션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과 대형 어린이 놀이 공간 등이 있음
◆ 마일스앤스마일스 라운지
-비즈니스 승객 혹은 터키항공/스타얼라이언스 회원 항공사 이코노미 클래스 승객 중 마일스앤스마일스 엘리트/엘리트플러스 회원(동반 1인 포함), 스타얼라이언스 골드 회원(동반 1 인 포함)일 경우 이용 가능
-샤워 공간이 포함된 11개의 개인 스위트룸, 3D 및 VR 체험이 가능한 기술 센터를 계획 중
※ 하지만, 두 라운지의 규모나 인테리어는 동일.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마일스앤스마일스는 이용객 범위가 더 넓어 보다 북적일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본 리뷰는 비즈니스 라운지 위주로 작성해보도록 하겠다.
입구에 직원이 있긴 하지만, 자동화 시스템이 잘 돼 있어 혼자서 티켓을 스캔하고 들어오면 된다. 하나하나 확인받는 절차가 없어 편하달까
와이파이가 필요할 땐 바우처를 주는 기계에 티켓을 또 한 번 스캔하면 끝! 간단하다.
좌측에 신박한 곳이 있길래 가봤더니 대형 러기지 센터였다. 밖에서 안이 다 보이게 만들어 놓아 심미적으로도 멋지고 짐 위치를 바로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실용성도 높아 보였다. 기내용 캐리어, 배낭 등 큰 짐도 무리 없을 만큼 넉넉한 크기였다.
바로 옆엔 비즈니스 센터가 있는데 애플 사의 ‘MAC’으로 쫙 세팅된 PC 존과 프라이빗하게 마련된 개별 업무 데스크까지 마련돼 있어 좋았다.
이곳은 맞은 편에 있는 메인 존. 여기서부터 휴식 공간, 뷔페, 각종 부대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이것으로 말할 것 같으면 혼자 연주하는 피아노. 건반이 스스로 움직이는 게 봐도 봐도 신기했다.
인테리어 컨셉은 지중해 에게 해에서 따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돌과 나무 소재가 가득! 블루 톤 커튼과 굴곡진 천장은 바다를 상징하는 것 같았다. 자연스러우면서도 고급지도 코지한 느낌
라운지 내 음식들은 크게 인터콘티넨탈식과 터키식으로 구성돼 있는데 뷔페와 즉석 요리를 모두 맛볼 수 있어 골라 먹는 재미가 상당하다.
터키식으로 마련된 생소한 샐러드류부터
빠지면 섭섭한 터키쉬 딜라이트와 터키쉬 베이글
그리고 셰프분들이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스테이크, 파스타 등이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터키식 뷔페가 너무 잘 돼 있어서 상대적으로 무난한 인터콘티넨탈식이 좀 부족한 느낌? 특히 샐러드류는 거의 도전이었다.
하지만 핫푸드는 대만족! 셰프가 직접 구워주는 스테이크, 소고기 가지볶음은 정말 예술이었다. 이곳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할 음식 1순위!!!
또한 이렇게 커피, 차 등을 만들어주는 카페테리아도 곳곳에 마련돼 있다.
휴식 공간도 다양해서 원하는 곳을 골라 쉬기에도 제격! 멋진 공항 뷰를 감상하며 쉴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작은 서점처럼 꾸며 놓은, 편안한 분위기가 매력적인 곳도 있고
영화관 느낌이 나도록 꾸민 멋스러운 공간과
큰 스크린이 통해 전 세계 뉴스, 스포츠 등을 보며 쉴 수 있는 미디어 룸도 있다.
“그냥 호텔 가는 곳에서 조용히 쉬고 싶다…” 이런 사람들을 위한 스위트 룸도 마련돼 있다. 진짜 호텔은 아니지만, 개별 소파와 테이블이 있고 커튼까지 달려있어 라운지 내에서 가장 조용히 쉴 수 있는 공간이다.
“난 좀 역동적으로 놀고 싶은데!”
그렇다면 라운지 곳곳에 마련된 부대시설을 이용해보자. 일단 아이들을 위한 키즈 존부터 살펴보면
귀여운 비행기 모형과 즉석 팝콘 기계, VOD 룸 등 다양한 놀 거리 들이 있다. 고퀄리티라 내가 들어가서 놀고 싶었을 정도. 휴식 공간 바로 옆에 있어서 편하게 앉아 아이들을 지켜볼 수도 있다.
단순 모형 아니냐고? 실제로 기차가 움직이며, 다른 사람과 경주 게임까지 가능하다. 이스탄불의 랜드마크들로 꾸며진 게 꽤 흥미로웠다. (보면서 이거 엄청 비싸겠다고 생각해본다…)
스크린 골프 존도 있다. 심지어 실제 코치분이 상주해 있어 1대1 코치를 받아 볼 수도 있다. 구경하던 나에게 한번 쳐보라고 권유하셨는데 내 실력을 보시곤 살짝 미소 지어 주셨다^^…
또한 유일하게 비즈니스 라운지에만 있는 부대시설 ‘현대미술 전시관’을 들러보는 것도 좋다.
이스탄불 현대미술관(Istanbul Modern)과의 제휴를 통해 운영되는 공간이라고 하는데 유망한 현지 작가를 비롯해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해 놓는다고 한다. 템플릿도 잘 준비돼 있어서 진짜 전시관에 온 듯한 느낌이었다.
마지막으로 부대시설은 아니지만 이색 서비스를 하나 소개하자면, 라운지 내에 출장 마사지사가 돌아다닌다. 스파 센터에서 받는 게 아니라 원하는 자리에서 즉석 마사지를 받을 수 있었다. (신기함, 놀라움, 당황)
나도 어깨가 결려서 받고 싶었는데 보딩 시간이 다 되어 라운지를 떠나야 했다. 이렇게 게이트까지 몇 분 정도 소요되는지 친절하게 알려주는 전광판이 있으니 편했다. 마지막까지 센스!!!
이렇게 이스탄불 공항과 터키항공의 라운지를 둘러봤다. 3시간 동안 열심히 돌아다녔음에도 시간이 부족했을 만큼 공항은 넓고 라운지의 볼거리는 너무도 다양했다. 면세장 내에 명품 샵 외에도 예쁜 샵과 카페, 레스토랑이 참 많았는데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꼭 다 둘러보겠다고 다짐하고 왔다.
차기 세계 최대 공항을 꿈꾸는 이스탄불 공항 X 세계 최대 노선망을 보유한 터키항공이 만났다. 서로의 장점을 살려 앞으로 얼마나 더 큰 시너지효과를 낼지 기대가 많이 된다. 후에 이스탄불 공항에 갈 일이 생긴다면 이번 리뷰를 바탕으로 좀 더 제대로 즐기고 올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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