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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억과 상상 Apr 25. 2020

앗! 속았다.

[일상] 오버하며 살지 맙시다.

언제인지 기억은 안 나지만

안도현의 시 '스며드는 것'을 읽고 눈물이 울컥한 기억이 있습니다.



스며드는 것  


        안도현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한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아이 엄마라면 누구나 비슷한 감정을 느낄 것 같습니다.

검색을 해 봐도 이 시를 읽고 울었다는 글이 많고요.




그런데


그런데!!!




정작

안도현 시인은 간장게장을 맛나게 잘 드신다고 합니다.ㅋㅋㅋ







 이 글을 보고 실소가 터졌습니다


아...ㅋㅋㅋ 속았네.




다들 그런 경험 없으신가요?

혼자 감정 이입하고 오버하며 난리부르스를 췄는데

정작 상대방은 아무 감정이 없는 그런???


오버하며 살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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