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오버하며 살지 맙시다.
언제인지 기억은 안 나지만
안도현의 시 '스며드는 것'을 읽고 눈물이 울컥한 기억이 있습니다.
스며드는 것
안도현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한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아이 엄마라면 누구나 비슷한 감정을 느낄 것 같습니다.
검색을 해 봐도 이 시를 읽고 울었다는 글이 많고요.
그런데
그런데!!!
정작
안도현 시인은 간장게장을 맛나게 잘 드신다고 합니다.ㅋㅋㅋ
이 글을 보고 실소가 터졌습니다
아...ㅋㅋㅋ 속았네.
다들 그런 경험 없으신가요?
혼자 감정 이입하고 오버하며 난리부르스를 췄는데
정작 상대방은 아무 감정이 없는 그런???
오버하며 살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