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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억과 상상 Apr 25. 2020

이번 생에 부모는 처음이라...

[육아] 여러번 얼굴이 빨개진 날

                                                                                                                           

얼마 전
말 안 듣는 막둥이 공부를 시키다가 
욱해서 잠시 이성의 끈을 놓았는데 
 
지켜보던 둘째 왈
 
"엄마, 지금은 화를 내실 게 아니고 차분히 가르쳐야 할 때예요.
전 2학년 때 공부했던 기억도 없는데 그 때 저에 비하면 건이는 대단한거라구요." 
 
아주 차분히
팩폭 날리고
자기 방에 들어가더라. 
 
혼자 있는데
얼굴이 훅 달아올랐던 기억 
 


며칠 전
큰딸의 사춘기 히스테리를
그냥 넘기지 못하고
결국
내가 더 폭발한 후 딸 방에서 씩씩거리며 나오는데
둘째와 눈이 맞았다. 
 


측은하게..?
애잔하게..?
바라보다
자나쳐가네. 
 
자려고 누워 알람 맞추려는데
핸드폰 사이에서 
툭 떨어진 둘째의 편지 
 
가족의 의미에 대해
구구절절 써 놓았다. 
 
'엄마 스트레스는 이해한다.
하지만 가족은.....' 
 
에효 
 
어둠속에서

혼자
얼굴이 빨개졌다. 
 
부모라는 이름하에

훈육이라는 미명하에
뭐든
내멋대로 행동했다는걸
요즘 더 절실히 깨닫고 있다. 
 
날 참 부끄럽게 하는 자식이라는 존재. 
 
자랑은 못 될 망정
부끄럽진 말아야겠다 다짐했던 오늘이다.
 
정말
자식이 커 갈수록
나도 큰다. 
 
이번생엔 나도 부모는 처음이라;; 
 
손주들 참~~~ 잘 키울 수 있을 것 같은데
노년에 그러긴 싫고
 
허허 
 
또 어렵네.

육아라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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