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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서원 Aug 18. 2022

권선희 선생님께

권선희 선생님께

 

안녕하세요. 선생님!

이 무더위에 학생들을 가르치느라 고생이 많으십니다.

벌써 우리의 수업이 끝을 향해 가고 있어요.

이 아쉬움을 제가 아는 단어론 표현하기가 어렵습니다.     

매주 수요일은 저에게 즐거움 그 자체였습니다.

일어나서 배우러 가야 할 곳이 있다는 게 이토록 즐거운 건 처음이었습니다. 정말이에요.

열 번의 수업은 너무너무 짧아요!!     


선생님을 만나고, 알게 되고, 배워가면서 선생님의 매력에 풍덩 빠져 헤어나질 못하고 있답니다.

가르쳐주신 장면 장면을 사진으로 찍듯 머리에 기억하여 글로 표현하라는 말씀.

그 덕분에 주변을 바라보는 관점이 많이 달라졌어요.

하루아침에 바뀔 습관은 아니지만, 의식하며 수시로 상황과 장면들을 관찰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저는 엄청난 것을 배웠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선생님께서 들려주신 이야기들과 구룡포 이야기도 기억에 많이 남아요.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해 듣는다는 게 이렇게 재미있는지 몰랐습니다.

특히 고래 이야기와 황돌이 이야기, 해녀들의 ‘살아야 한 데이’ 이야기는 울컥하기까지 했답니다.

이렇게 좋은 이야기들 계속 계속 듣고 싶었는데… 끝이 온다는 게 너무 아쉬워요.  

   

선생님께서 시를 쓰기 위해 구룡포를 선택하고 떠났듯이, 저도 저의 꿈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움직이려 합니다. 비록 우리가 얼굴 보며 살아갈 확률은 크지 않지만, 저는 꾸준히 sns에서 ‘권선희’를 검색하며 선생님의 이야기를 찾으려 할 것입니다. 선생님의 존재를 기억하는 한 저는 글을 계속 쓰고 싶다는 마음을 잊지 않을 거랍니다.     


선생님, 그리고 언젠가 서점에서 신간 도서 코너에 ‘최서원’이라는 이름을 보게 되면 ‘아! 그 학생!!’이라고 기억할 수 있도록 열심히 꿈을 향해 달려보겠습니다.     

끝으로 건강 잘 챙기시고, 맛있는 거 많이 드시면서 행복하게 좋은 시 많이 쓰시길 바랄게요.

그리고 sns 활동 열심히 해주세요. 멀리서 지켜보겠습니다.

저에겐 구룡포라고 하면 과메기였는데, 이젠 구룡포는 권선희 시인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그동안 많은 가르침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이젠 수업이 아닌 서점에서 책으로 만나 뵙겠습니다.     


2022.08.07.

제자 최서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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