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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서원 Sep 29. 2022

냥이 집사가 되고 싶다.

운명적 만남

어느 날부터 고양이 영상을 자주 보게 되었다. 유튜브나 인스타를 통해 고양이 영상을 접할 때마다 정말 키우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고양이의 매력에 홀딱 빠져버린 것이다. 이젠 헤어날 수 없을 정도로.

하지만 친구가 유기묘를 키우게 되었고, 그 고양이의 이름을 내가 지어주게 되었다.

"칠복이"

칠월 달에 들어온 복덩이라는 뜻으로 작명해 준 것이다. 친구는 마음에 드는지 냥이를 칠복이로 부르기 시작했다.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발정 시기가 온 것이다. 하루 종일 울며 밖으로 나가고 싶어 하는 칠복이를 친구는 중성화 수술을 해 주었다. 그 모든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니 고양이 키울 엄두가 나질 않았다.

하지만 영상을 볼 때마다 복숭아빛 발바닥, 귀여운 꾹꾹이 등의 행동들을 볼 때마다 나의 마음은 요동을 쳤다.


둘이 있다 혼자가 된 멍멍이 '미미'에겐 미안하지만 냥이 집사가 되고 싶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언니에게서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새끼 고양이 살려볼래? 어미 고양이가 우리 집에 새끼를 놓고 가서 돌보지 않고 안 나타나고 있어. 이러다가 금방 죽을 것 같아"

"일단 갈게"

나는 차를 끌고 얼른 달려갔다. 10여분 달려 도착한 언니 집. 언니는 박스에 수건을 깔고 고양이를 담아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직 눈도 뜨지 못하고 울고 있는 검은 줄무늬 고양이였다.

"급하니까 얼른 갈게"

"웅. 꼭 살려야 해"

언니의 간절한 바람을 뒤로하고 나는 빠르게 달려 동물병원으로 갔다. 고양이 분유와 주사기를 사고 의사 선생님께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니 어미가 몸 상태가 건강하지 않으면 새끼를 돌보지 않는다는 말을 해주었다. 그제야 버리고 간 어미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빠르게 집으로 돌아와 분유의 설명서를 읽어보고 비율에 맞춰 분유를 태워 냥이에게 주었다. 어렵게 분유를 먹이는 동안 냥이는 살짝 반쪽짜리 눈을 떴다. 눈이 왜 이렇지? 아픈 것이 아닌가 걱정하며 인터넷 검색을 해 보았다. 새끼 고양이는 생후 8~12일 사이에 보통 눈을 반쪽 뜨고 2주가 되면 눈을 완전히 뜬다고 했다. 다행이었다.


고양이는 처음이라 하나부터 열까지 검색을 하여 정보를 얻었다. 갓 일주일 가량 지난 것으로 추측되는 아기 고양이... 운명인 걸까? 고양이 키우고 싶다는 마음이 닿은 걸까? 운명처럼 나에게 냥이가 나타났다. 이것도 간택이라고 하면 간택인 걸까? 난 너무나 기뻤다. 그리고 간절히 살아달라고 마음으로 기도를 했다.


이틀 동안은 계속 설사를 했다. 분유를 처음 접해서일까?

다행히 삼일째 설사가 멈추었고 조그만 바나나 똥을 누었다. 얼마나 다행인지.


나는 이 자그맣고 안쓰러운 냥이에게 건강하고 오래오래 살라고 '간짜장'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그리고 우리 간짜장이는 오늘로 나에게 온 지 5일 차가 되었다. 어설프지만 조금씩 걷고 있고, 눈도 완전히 다 떴다. 그리고 분유도 제법 먹는다. 그래도 아기 고양이는 한 달 동안 조심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다. 언제 죽을지 모를다고.


운명처럼 내게 온 우리 짜장이~

제발 끈질긴 생명력으로 나와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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