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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서원 Jan 09. 2023

얼음썰매장을 찾아서 고고~

24시간이 부족해

    

우리는 하루 전부터 전국을 검색했다. 어디에 얼음이 단단히 얼었고, 어디에 아이와 놀거리가 많은지를...

여기저기 살펴본 결과 두 곳으로 추려졌다.     


한 곳은 원주 용수골 양귀비정원 얼음썰매장

그리고 다른 한 곳은 김천 산내들 패밀리어드벤처파크     


아이가 아직 어리다 보니 눈썰매를 무서워하고 얼음썰매를 좋아한다.

눈썰매장은 생각보다 많은데, 얼음썰매장은 생각보다는 많지 않았다.     

원주는 축제를 하다 보니 다양한 볼거리와 놀거리가 있다고 나와 있었고, 김천 산내들에는 실내키즈카페가 있어 많이 끌렸다.     


고민 끝에 우리는 실내놀이터가 있는 김천으로 향했다.     

아침을 먹지 않고 편의점 간식으로 차에서 먹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빈속으로 나섰다.     

가장 먼저 샌드위치와 삼각김밥과 각종 음료를 사서 서둘러 출발했다. 

출발과 동시에 샌드위치를 가볍게 먹고, 본식으로 삼각김밥도 먹었다.     


최신가요를 들으며 딸아이는 따라 부르고 율동을 하며 기분이 업되어 있었다.     

고속도로로 올라섰고 갈림길에서 갑자기 딸아이가 말했다.     


“아빠 저쪽으로 가면 어디 나와?”

“웅 그쪽은 충주 갈 때 가는 길”

“아.. 충주 고모 보고 싶다”

“그럴까? 충주 얼음 검색해 볼까”     


설날을 앞두고 있고, 충주에 사는 시누이네도 볼 겸 충주로 가는 게 좋을 것 같아 바로 충주 얼음썰매장을 검색했다.     

그리고 나온 곳은 충주 중앙탑 썰매장..     


시누이에게 충주 중앙탑 썰매장을 링크를 걸어 보냈다.

그리고 시간 되면 그곳에서 만나자는 얘기와 함께...     

조금의 시간이 지났을까 전화가 왔다.

충주 중앙탑 썰매장이 폐장했다는 소식을 알려주었다.

아니 검색에는 전혀 폐장 얘기가 없었는데 말이다.


우리는 눈썰매 보다 얼음썰매를 원한다는 말을 하고 놀기 좋은 곳을 추천해달라고도 했다.      

그렇게 해서 정해진 곳이 충주 엄정 추억의 얼음썰매장이었다.     

바로 고속도로에서 내려 한 바퀴 돌아 방향을 다시 잡아 충주로 향했다.      

두 시간 조금 지나 도착한 충주 엄정.     

우리는 급하게 점심부터 해결해야 했다. 시골이라 식당이 많지 않아 아이와 먹기 좋은 식당을 겨우겨우 찾아 가볍게 밥을 먹고 장갑과 장비를 챙겨 얼음썰매장으로 들어 썼다.     


마을에서 운영하는지 입장료는 따로 없었고, 썰매가 준비되어 있어 우리는 몸만 가면 되는 상황이었다.     

썰매를 두 개를 챙겨 딸아이는 아빠가 당겨주고, 나는 혼자서 열심히 썰매를 타고 딸아이를 열심히 사진을 찍어 주었다. 그것도 어이없게 뒷모습만.     


열심히 타고 있을 무렵 시누이네 가족이 합류를 했다.      

우리는 끌고, 달리고, 또 끌고 또 달리고를 반복하며 썰매를 타고 또 탔다.

아이들은 싱글벙글 지칠 줄도 모르고, 지쳐가는 건 어른들이었다.     


겨우겨우 잠시 간식타임을 가지자고 설득을 해 우리는 얼음 밖으로 나와 어묵, 떡볶이, 치즈구이를 먹으며 잠시 쉬었다.     

아이들은 간식보다 썰매가 더 좋은가보다 

간식을 먹는 둥 마는 둥 하더니 빨리 썰매를 타자고 보채었다.     

간식이 어디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게 서둘러 먹고 정리한 다음 또 얼음 위를 달리고 또 달렸다.     


근처 고등학교에서 나온 자원봉사자들이 ‘엄마아빠 잠시 쉬세요 썰매 대신 끌어 드려요’라는 이벤트를 했다. 딸아이는 신이 나서 고등학생 오빠에게 끌어주세요를 당당히 말했다.

그렇다고 엄마는 쉴 수 없었다.     

“엄마, 꼭 따라와”

“그래 알겠어”     

나는 또 열심히 따라다니며 사진을 찍어 주었다.

이게 무슨 쉬는 거람...     


1시에 시작한 얼음썰매가 3시 30분이 되어 설득하여 끝낼 수 있었다.      

아버님어머님이 계신 천상원에 들러야 하는 이유로 우리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사촌언니와 헤어지기 싫은 딸아이는 고집을 부리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이 사촌언니와 함께 천상원에 들렀다.


아직 충주댐 주변은 눈이 녹지 않고 많이 쌓여 있었다.     

우리는 아버님어머님께 인사를 드리고 내려와 아이들을 잠시 눈놀이 할 시간을 주었다.

손 시린 것도 모르고 눈을 만지고, 던지고 하며 잠시 놀았다.     

이번에도 계속 놀고 싶어 하는 아이들을 바쁘다는 핑계로 그만 놀게 하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조카를 집에 데려다주고 안 가겠다고 우리를 따라 하룻밤 자고 오겠다는 조카를 겨우 설득해 내려주었다.      

그렇게 힘겹게 돌아서며 졸리는 눈을 비비며 남편은 운전대를 잡았다.     


문경쯤 내려와서 코다리정식으로 배를 채우고 달리고 달려 저녁 9시쯤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거의 12시간 만의 복귀인 것이었다.     


남편은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고 나서야 방으로 들어가 잠이 들었고,

나는 아이를 씻기고 재우고 나서야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아... 오늘 하루도 알차게 보냈다.

고생한 우리 가족 편안하게 쉬자...

이제 잠을 청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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