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14 드라마 작가의 위대함

은중과 상연.. 드라마 정주행

by 가시나물효원

드라마를 즐겨보지 않는 편이다.

정확히 말하면 한번 보면 끝을 보려 하기에 웬만하면 드라마에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리고 거기에서 오는 잔상들이 너무 오래 남기 때문에 가급적 피하려고 갖은 애를 쓰는데

어제는 “은중과 상연”이라는 드라마 제목에 끌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이끌림에 당했다.

어제오늘 연 이틀을 생으로 까먹은 기분이다.

시간분배를 이렇게 낭비해서 내가 원하는 걸 가질 수 있기는 하겠니라는 자기반성과 함께 말이다..

동시에 이 드라마가 주는 잔잔하게 윤슬이 비치는 여운은 참 좋았다.


나에게는 은중이 같은 친구나, 상연이 같은 친구는 단 한 명도 없다.

정확히 말하면 친구 자체가 없다.

지금 생각해 보면 관계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다고 하는 게 나을지.. 친구들의 괴롭힘에 힘들었다고 해야 할지..

힘센 아이가 나를 괴롭히면 나도 덩달아 힘없는 아이에게 분풀이를 해서 벌을 받은 건지..

누구에게도 사랑받지도 못하고 재능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똑똑하지도 않고…..


내가 왜 이 드라마에 가슴 아파하고 눈물 흘리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니 드라마 작가의 글 솜씨 때문인 거 같다.

대본의 대사 하나하나.. 그리고 장면들을 위한 설명들.


드라마 한 편을 만들기까지의 작가의 노고가 느껴진다.

브런치에 글 쓰기 전에는 드라마 작가가 이렇게 드라마를 만들겠지라는 것 따윈 아예 관심조차 없었다.

하지만 요즘은 글 하나하나를 쓸 때마다 가벼운 듯 가볍지 않으면서 읽기 쉽게 쓰려하니

드라마 작가가 쓰는 모든 것들을 담고 싶어서 드라마에 음성지원과 자막을 꼭 켜고 본다.

디테일한 상황 설명을 알고 싶기도 하고 장면들의 설명을 세세하게 적어놨기에..

뭐랄까.. 음식에 비유하면 맛을 봤을 때 뭔가 부족함이 느껴졌을 때 넣는 MSG 같은 느낌이랄까?


참 기분이 좋은 드라마였다..

그리고 글을 쓰는 모든 분들이 참 대단하게 느껴지는 하루이다.


미워할 염 세상 세
염세적
나는 참 염세적이야

드라마 대사 중에 “염세적”이라는 말이 나온다.

돌이켜보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모든 학창 시절에 나란 아이는 “염세적”으로 살아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내 인생에 누구라는 이름을 빼놓고 나의 인생을 말할 수 없다는 저 말이 내게는 웃으며 말할 수 없는 이름이라서 가슴이 아프다.

드라마 대사 중에 상연이 엄마가 은중이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다.

“봐봐 이렇게 빈 상자를 보면서 이 자리를 무엇으로 채우는가는 자기한테 달려 있는 거야.. “

나도 오늘 브런치에 드라마 대본이라는 글로 주제를 정하고 글을 채우면서 빈 상자를 채우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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