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차 공통주제-내면 아이에게 말 걸기
어렸을 때 엄마가 나를 앞에 앉혀놓고 가르쳐 준 개인기가 있다.
그건 바로 잼잼.. 잼잼..
주먹을 쥐었다 피었다 하는 어린 시절 성장 놀이 중 하나.
(요즘은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손가락 관절 마디가 아파서 아침마다 잼잼을 하고 있다^^)
손가락 관절을 움직이기 위해 워밍업으로 손가락 근력을 키우기 위해 필요한 잼잼
손가락을 쭉쭉 폈다가 주먹 보 주먹 보 이런 식으로 쥐었다 폈다 해보자…
엄마가 갑자기 사라졌다.. 분명 내 옆에서 낮잠을 함께 자고 있었는데…
엄마의 온기가 채 사라지기 전에 엄마는 논에 가서 물을 빼러 간다고 할머니에게 나를 맡기고
빨간색에 앞 바구니가 달린 자전거를 타고 논으로 갔다.
나는 엄마가 없어졌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대성통곡하기에 충분했다.
효원아… 얼마나 울고 있었던 거야??
엄마가 갑자기 사라져 버릴 거란 불안함이 너를 힘들게 했구나?
엄마는 할머니 말대로 논에 가서 물 만 빼고 올 건데… 네가 여기서 야쿠르트 먹고
할머니랑 조금만 놀고 있으면 엄마가 빨간색 자전거를 타고 짜잔 하고 나타날 텐데…
어쩌면 어렸을 때 엄마라는 사람은 항상 할머니에게 나를 물품 보관소에 물품을 맡기듯 했다.
돈을 벌러 가거나, 논에 가거나, 시장에 가거나… 항상 그랬다..
(사실 지금 생각해 보면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온 엄마로서의 일생이 아닐까 싶다..)
초등학교 때 도시락을 놓고 왔는데 엄마가 일하러 가서 분명 오지 못할걸 알면서도
학교 교문 앞에 서 있었다.. 점심시간이 끝나도록… 엄마가 못 올걸 알면서도…
도시락을 가져가라고 분명 엄마가 말했고, 도시락 먹기 싫으면 앞에 분식집에서 뭐라도 사 먹으라고…
누군가에게 그런 것들을 들키기 싫었고..
외삼촌이 직장 동료들과 점심시간 식사를 하러 가다가 나를 보고선 왜 교문 앞에 있느냐고 물었을 때도
“엄마가 도시락 가지고 온데”라고 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사실 그런 어릴 적 상흔 때문에 누군가가 곁에 있다가 갑자기 사라져 버릴까 봐
친구를 사귀어도 깊이의 거리를 두지 못하고
너무 친구에게 집착을 해서 친구가 힘들어하면서 떠나가기도 했다.
관계의 깊이의 거리를 둔다는 게 사실 지금도 잘 모르겠다.
잘해준다는 의미가 상대가 원하는 대로 다 해주는 게 잘해주는 건가라는 반문을 가슴에 품은 채로 말이다.
나이를 먹어서 조금 둔해지고 관계의 깊이에 거리를 둔다고 생각을 하긴 하는데
아직도 이별과 헤어짐은 너무 서툴고 힘들다.
가볍게 처음 배워나가는 잼잼의 순간처럼
인연에 너무 얽매이지 않고 쉽게 쥐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잼잼같은 그런 사이로 관계의 깊이의 거리를 둬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