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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속 궁합은 몇 점?

언어 궁합을 맞춰보자.

by 가시나물효원


나와 속궁합, 언어궁합이 맞는 사람은 누구일까?

곰곰이 생각해 본다.

흔히들 연인 관계에서는 속궁합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많은 연인들이 속궁합을 맞추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한다.


나는 속궁합도 속궁합이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언어궁합이 아닐까 한다.


연인 사이에도 가장 기본으로 보는 게 언어궁합인데,

하물며 나랑 대인관계를 유지해 나가는 지인들과는

얼마나 많은 대화를 해보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걸러내기를 수십 번 수백 번 수천번 하는가..


나는 이상하게 여자들과 어울리는 것보다, 남자들과

어울리는 게 사실 너무 편하다.

아마 그건 내가 여자들과 언어궁합이 안 맞아서

그럴 수도 있을 거 같다.


여자들이 흔히들 감정 없는 표현이나, 질투 어린 화법에

나는 넌덜머리가 나서 그런지 그런 표현에 공감을 잘 못 한다.


내가 나이 마흔이 되고 나서야 여자친구, 선배, 동생들과 가깝게 지내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을 하고 여자들이 많은 집단에 들어갔다.


내 호랑이 발톱을 숨기고 내 두루미 주둥이를 숨기며

지내왔는데…

성격상 정말이지 안 맞는다.


오늘도 단톡방에서 정말이지 구역질이 날만큼 화가 났다. 같이.. 함께..라는 단어를 쉽게 쓰는 게 참 우스웠다.



며칠 전 생활체육인 도 대회에 급조된 팀원으로

들어갔는데 거기 무릿속의 40대 여자들은

질투와 시기심이 대단했다.


나한테 점심시간에 같이 밥 먹으러 가잔 얘기도,

쉬는 시간에 함께 연습하잔 말 한 번도 한 적 없는데..


같이.. 함께 운동한 일원이라는 단어가 내게는

정말이지 모순 그 자체였다.





성별이 뭣이 중하랴..

그저 나와 언어궁합이 잘 맞고 내 곁에서 나를 묵묵히

바라봐주는 그런 한 사람만 있으면 그게 행복이 아닌가


너무

인연 맺으려 애쓰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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