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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모르파티 Sep 29. 2020

곤학자와 학지자는
도(道)를 깨닫는 맛이 다르다.

성인을 위한 자기학습법

'스스로 배워서 깨우치는 학지자(學知者)

통하지 않아 열심히 배워 깨우치는 곤학자(困學者)'


   논어(論語)는 2,500년 동안 동양 사상을 지배한 공자의 가르침으로 시대를 뛰어넘어 지금까지도 마음의 양식으로 사랑받고 있다. 그중에서 계씨(季氏) 편은 세간의 전송을 대거 수집해놓은 공자의 교훈집이다. 계씨(季氏) 편을 보면 인간을 4 부류로 나눈 바가 있는데 성인학습 전문가인 나에게 꽤 흥미로운 대목이다. 4 부류는 다음과 같다.     


  "나면서부터 아는 생지자(生知者)는 상등,      


  스스로 배워서 깨우치는 학지자(學知者)는 차상(次上),    

  

  통하지 않아 열심히 배워 깨우치는 곤학자(困學者)는 차 차상(次次上),      


  통하지 않으면서도 배우려 들지 않는 곤불학자(困不學者)는 하등이다. “    

 

   즉, ‘생지자’는 예수나 석가처럼 성인의 경지에 가까운 사람으로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그 아래 부류인 ‘학지자’는 사물의 이치를 스스로 터득하는 자를 말하는데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이 가능하고 스스로 도(道)를 깨우치는 사람을 말하고 있다. 또 더 아래 부류 ‘곤학자’는 남이 가르쳐주면 깨우치는 사람을 말하는데 스스로 배우려 하지 못하고 누군가의 가르침이 있어야 배움이 가능한 사람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곤불학자’는 가르쳐줘도 깨우치지 못하는 배움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 하겠다.    


  

 이러한 부류를 현실에 맞게 접목하여 생각해 보자. 우리는 학교생활을 통해 곤학자의 시절을 살아왔다. 유치원에서 대학과 대학원에 이르기까지 제도적인 교육을 받았다. 지정된 교과과정에 따라 교사에 의해 가르치는 내용을 전해 받을 뿐 학생들은 단지 지시에 복종하는 수혜자의 역할만 부여받아 의존적이고 수동적인 학습이 이루어졌다. 이런 방식을 교육학에서는 ‘패다고지’라고 부른다.     

 


'학지자는 성인학습자의 모습이며, 

 이를 안드라고지 라고 한다.'



  반면 스스로 배워서 깨우치는 학지자의 모습은 성인학습자에게서 많이 볼 수 있다. 교육학에서는 ‘안드라고지’에 근거한 형식으로 설명할 수 있다. '안드라고지'는 학습할 내용, 시기, 방법을 교사가 아닌 학습자가 직접 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청소년기의 패다고지와 달리 성인기에 학습하는 안드라고지는 스스로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에 대한 갈망에서 시작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 갈망을 학습자가 스스로 선택한 배움을 통해 충족하게 되면 스스로 삶의 이치를 깨닫는 기쁨을 맛볼 수 있는 것이다.

[사진출처]pixabay


  나의 경우도 대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할 때까지 '계속 학습'이 무엇인지도 몰랐고 특별히 그것의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했다. 그냥 회사와 집이 내가 아는 세상의 전부로 살았고  또 그렇게 살아도 별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또 자기 계발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떠오를 때면 서점에서 베스트셀러를 산다던지 영어공부를 해보기도 했지만 책은 끝까지 읽은 경우는 거의 없었고 영어공부도 사용할 곳이 결국은 없다는 것으로 체념했을 때 포기했던 것 같다.      



  하지만 직장을 그만두고 나의 관심사였던 성인학습과 관련된 공부를 시작하면서 ‘아! 그렇구나’ 하는 깨달음 수시로 느끼게 되었고 그 만족감이 계속해서 배우는 자리에 있게 했다. 또 이러한 깨달음은 예전 직장생활 중에 알았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느끼게 하였다.  


  

  세상은 나의 마음에 의해서 다시 창조되는 것이다. 나의 마음을 살피고 건강하게 챙기는 것은 세상을 건강하게 챙기는 것이다. 나의 마음에 건강한 양식을 제공하고, 어느새 쌓아둔 쓸데없는 것을 비우고 살아야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 그런 삶이  스스로 배워서 도(道)를 깨우치는 학지자의 삶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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