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회의>_ #큐레이션의 시대 서평
인공지능의 큐레이션에는 결정적인 한계가 있다. CF든 CBF든 이런 추천 알고리즘은 이용자의 과거 행동 패턴에 갇혀 있다. 예를 들어, 나는 2000년대 들어서 한국소설을 거의 읽지 않았다. 과거 독서패턴만 염두에 둔다면, 인공지능은 당연히 내게 한국소설을 추천하는 일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지난 몇 년간 이혁진의 사랑의 이해」(민음사), 조해진의 단순한 진심』(민음사), 정진영의 젠가(은행나무), 문지혁의 초급 한국어」(민음사) 같은 빛나는 한국소설을 읽었고 또 이 작가들을 사랑하게 되었다. 이런 변화는 인공지능이 아니라, (전부는 아니지만) 문학평론가 박혜진을 만나서 추천받고 함께 읽었기 때문이다. p 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