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둥 떠다니는 생각들을 붙잡겠다고 필기도구를 꺼내면 안 됩니다. 둥둥 떠다니는 것들은 그렇게 떠다니도록 놓아둡니다. 좋은 생각들은 언젠가 내려앉게 되어 있습니다
내가 이야기하는 적극적인 독서란 좋은 문장, 인상적인 장면, 뜻밖의 사건, 놀라운 주제의식과 결말, 이 모든 것을 ‘만약 내가 쓴다면’으로 가정해서 읽는 것이다. 이 문장과 장면, 사건과 주제와 결말을 나라면 어떻게 쓸 것인가 상상하며 읽는 것,
망가지고 무너졌던 루틴들이 하나둘 복원될 때쯤이면 쓰고 싶다는 마음이 실타래처럼 풀려 있곤 했다는 것을 이제는 알 것 같다. 돌이켜 보니 정말이지 늘 그랬다. 작정하고 루틴을 만들지 않은 건 맞지만 나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사이 형성된 그 루틴들은 다시 읽고 쓰는 일을 가능하게 했다는 것을, 이 글을 쓰는 동안 나는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