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빛나는 사람 Jan 29. 2024

에세이 만드는 사람의 이야기

에세이 만드는 법

문학동네 편집을 오랫동안 해 온 배테랑 편집자 이연실 님이 에세이를 만들어온 과정을 풀어냈다.
제목을 찾고 표지 디자인을 하며 한 권의 책을 완성하기까지 편집자의 마음이 뭉클하게 담겨있다.


에세이를 대하는 편집자의 마음은 어때야 하는지  만들 때 어떤 편집자를 만나면 좋은지 느낌이 왔다. 출판사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서도 편집자의 마음이 드러나 감동이었던 장면들이 꽤 있었다.

에세이는 특히나 마음을 다해서 만든다는 생각이 들어 몽글몽글해졌다.

책 한 권을 대하는 태도를 배우고 품을 얼마나 들이는지 그 마음을 배웠다.


한때 출판 관련 드리마를 보면서 책을 직접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이 책을 읽어보니 너무 쉽게 생각을 하고 환상을 가졌던 것 같다.

책을 편집하는 것부터 한 권의 책이 나오고 나서도 편집자가 해야 할 일이 많다.

그래도 이 책 덕분에 그 세계에서 잠시 같이 일하는 기분으로 배울 수 있었다.


책 속 문장


제목을 포기하는 것은 더 크게 확장될 수 있는 이 책의 예비 독자를 포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어쩌면 편집자로서 거의 모든 것을 포기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책을 파는 일, 특히 에세이를 판다는 것은 과격하게 말하자면 ‘작가가 제 삶의 일부를 파는 일’이다. 작가의 경험과 삶 가운데 가장 예민하고 잊을 수 없는 부분을 내다 팔아야만 한다. 나는 책 만드는 과정에서 그 두려움과 무게감, 그로 인한 파장을 잊지 않으려 한다

 


레이저 프린터에서 갓 나와 아직 따끈한 온기가 남아 있는 교정지 첫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나는 항상 다짐하듯 떠올린다. 지금 내가 만지는 것은 한 사람이 살아 낸 삶이고, 소중히 붙들어 온 기억이고, 때론 용기 내어 꺼낸 상처이기도 하다고. 그 상처가 함부로 다뤄졌다고 느끼지 않도록, 서툰 돌팔이 의사의 수술대에 올라 피 흘리지 않도록 최대한의 성의와 예의와 정중함으로 나는 교정지를 대한다.


나는 내 작가에게
가장 눈에 띄고 화려하고
 단단한 간판을 달 줄 아는
간판장이가 되고 싶다.


*이 글은 블로그에도 게재하였습니다.


#글루틴 #팀라이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