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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는 사람 Feb 11. 2022

TV와 영화 속 여성들 서사가 주목받는 이유

 <어제 그거 봤어?>를 읽고


예전에 대학생들이 유튜브 방송을 통해  드라마를 리뷰하며 문제가 있는 장면을 비판하는 장면들을 보면서 속 시원했던 기억이 있다.  여전히 TV나 영화를 보다가 '저건 아니지' 하며  고개를 저을 때가 있다.  영화 라이온 킹은 실사 버전으로 다시 제작을 했지만 여전히 왕은 암컷, 왕비는 수 컷으로 설정됐다. 요새는 시청자들이 매의 눈으로 지켜보기에 연출자와 작가들도 조심스럽게 드라마를 제작한다.  그러다 보니 <옷소매 붉은 끝동>처럼 모두가 만족하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기도 했다.. 사극에 나온 여성상의 틀을 깼다는 평가가 대다수였다. 이세영이 맡은 '성덕임'이라는 인물을 통해 이전의 사극을 보면서 느꼈던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었다.


<어제 그거 봤어?> 는 한 챕터가 끝날때 질문을 한다. 질문을 보고 여돕여 예능이 떠올랐다.

엄마는 아이돌, 해치지 않아 스우파, 서울 체크인에서는 여성들이 똘똘 뭉쳐 아이돌로 다시 데뷔해 감동을 주고

활기찬 시골생활을 하고 제주에 사는 이효리가 엄정화와 서울에서 만나 고민을 나누고 응원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에서도 여성들의 눈물 어린 우정 이야기가 있었고 곧 시작되는 드라마 <서른아홉>에서도 세 여자의 우정을 다룬다. 여자의 적은 여자가 아니라 서로 돕는 여성들의 따뜻한 연대가 좋았다. 최근에 인기를 끈 <술꾼 도시 여자들>에서도 세 여성들이 술을 마시면서  함께 기쁨과 슬픔, 아픔을 나누는 모습을 담았다. 아버지를 잃은 친구를 위해 장거리를 택시로 이동하고 장례 절차를 대신 준비해주고 함께 있어주는 모습들을 눈물 흘리며 봤다. 또 암을 선고받은 친구를 정성껏 돌봐주고 수술실에 들어갈 때 함께 있어주는 모습도, 남자 친구에게 차이고 슬퍼하는 친구를 위해 대신 응징해주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여자의 적은 여자다>는 구시대적인 기준을 깼다.



며칠 전 엄마는 아이돌 마지막 회를 보다가 눈물을 펑펑 흘렸다. 결혼한 것도 아니고 아이를 낳은 것도 아닌데 자꾸 감정 이입이 되고 그들이 오래 활동하기를 바랐다.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데뷔하고 바로 끝나니 너무 아쉬웠다.  시즌2로 다시 돌아와 달라는 요청이 줄을 이었다.


내가 봤던 드라마와 예능만으로도 이렇게 좋은 장면들이 나오는데 <어제 그거 봤어?>에서  드라마 신입 사관  구해령, 런 온 등 놓친 드라마도 알게 됐다. 구해령을 소개하는 작가의 말을 옮겨본다.


구해령은 적당히 무심하고 의연하다.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는 않지만 환경이 판단의 우위를 점하지 않는다. 걸폭하게 욕도 잘하고 대범하게 배팅할 줄도 안다. 사랑과 연민을 느끼지만, 그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도 몸소 알고 있다. 구해령은 가장 거짓되고 가장 진실된 인물이다. 가상이 아니고서야 절차를 밟고 관직에 오른 여성을 볼 수 없었기 때문에 가장 거짓되고, 시대성에 부합하는 여성다운 면모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가장 진실되다.



드라마를 보지는 않았지만 작가의 소개만으로도 어떤 드라마일지 기대가 된다. 이 책을 통해 드라마를 잘 골라볼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돼서 유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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