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 후 5kg이 빠졌고, 5kg 복구해 버렸다

서울과 시골의 음식 차이

by 글로긍지

나는 고무줄이다.


나이는 먹으면 '+'만 되고, 드라마 회차는 다 보면 다른 드라마로 갈아타는데.

몸무게는 10kg 안에서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하면서 변화와 복구를 반복한다.


사실 요즘에는 굳이 재지 않아도 느낌으로 몸무게를 대강 알 수 있다. 패턴이 있으니까. 살이 붙었을 때와 빠졌을 때 턱선의 선명도가 다르고, 걷거나 앉을 때 배의 편함 정도도 다르다. 10kg의 끝지점과 반대 끝지점만 두고 비교하면 말할 것도 없이 딴 사람이다.

몸이 살짝 무겁다 싶으면 그 숫자쯤이고 아침이 가볍고 눈바디가 괜찮으면 그 숫자 언저리인 거다.

재어보면 그게 맞다.


몸무게가 어떻든.

그와 관련된, 하루에 한 번씩 닥치는 문제가 있다.


"오늘 뭐 먹지?"


먹어야 살고, 먹으면 살이 찌고, 덜 먹으면 빠지고.

이 룰을 착실하게 이행하는 아주 정직한 몸.


아무튼.

음식 관련해서 서울, 경기에서 살 때의 고무줄시골 본가에 온 뒤의 고무줄을 보면 원인이 사뭇 다르다.


첫 상경 후였다.

경기도에서 혼자 살 때. 자취러로서 배달을 한 번도 안 시켜 먹었던 기록이 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조금이라도 걷겠다고 배달보다는 가게 포장을 해서 가져와 먹었다. 그리고 그때 난 편의점 단골이 되었었다. 컵라면, 샌드위치, 삼각김밥을 달고 살았다. 나름대로 나트륨을 덜 섭취하려고 물을 조금 더 붓기도 했었지만 뭐 얼마나 차이가 났을까.

그다음 서울에서 살 때는 일을 하며 사람들과 식당도 자주 갔고, 자극적인 메뉴를 주로 선택했었다.

쌀국수, 마라탕, 떡볶이, 돈가스...

돈이 없을 때는 마요네즈에 청양고추, 밥 이렇게 세 가지만 괴식처럼 먹을 때도 있었다.

그렇게 맵고 짜고 기름지고 단 것을 불규칙하게 먹으니 살이 찌더라.


또 서울의 친척 집에 머물렀을 때는 어른들께서 '배가 불러도 먹으라고, 젊었을 때 많이 먹어야 한다고' 국그릇보다 더 큰 그릇에 밥을 몇 번이고 더 퍼주셨었다. 과식해서 살이 토실토실 쪘었다.


다시 혼자 살게 되었고, 관리 좀 해야지 싶어 하루에 30분을 달렸다. 살이 빠질까 하던 중 일하면서 과자나 간식거리가 나의 절친이 되었고 살이 또 오르더라.


갑작스럽게 쭉- 빠질 때는 유난히 힘든 일이 닥쳤을 때였다.

또 어떤 힘듬은 웃기게도 폭식을 불러서 살을 찌우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다가.


시골로 와서.

밥에 나물, 김치만 먹는 일상이 잦아졌다.

간소한 집밥이 기본이 되니 몸에 붙은 지방들이 깨끗해진 기분이 들었다.

그러면서 매일 계단 오르는 것을 습관화했고 3개월에 5kg가 사라졌다. 피곤하고 귀찮아도 엘리베이터 버튼을 보면 외면하듯 시선을 돌려 계단으로 향했다.

굶지도 않았건만. 배에 힘을 주지 않아도 부담 없이 청바지를 편히 입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또!

건강한 음식들, 너무 맛있잖아!

점점 양을 늘렸고, 5kg이 원상복구 된 시점.


5kg 차이가 외모에 큰 영향이라 신경이 쓰이긴 하나.

건강하고 맛있는 것을 먹어서 행복하다.

일주일에 3일 이상은 1시간 넘게 걷는 시간도 가져서 뿌듯하다.


지나치게 살이 빠져 몸이 마르면 내가 고통스러운 일을 겪었다는 표시.

또 지나치게 찌면 찌는 대로 고통스러운 상태라는 말인데.

현재는 고무줄 무게 가운데의 중앙선이다.


딱 적당한 무게다.

또 늘었다 줄었다 변덕스럽겠지만.


"뭐 어때."


사람들에게 건강하게 살이 붙었으면 좋겠고,

아무리 건강한 음식이라도 자신에게 맞게 적당히 먹길 바라며,

적당히 찐 살에는 스트레스를 덜 받고,

바쁘고 귀찮고 힘들더라도 잠깐씩은 운동하며 뿌듯함을 느끼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숫자를 떠나 스스로에게 만족하는 하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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