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일work, 일job, 일task
영어 단어 work는 한국어로 일이다. job도 일이다. 그리고 task도 일이다. 누군가가 어떤 이를 평가하며“그 사람은 일에 대한 자세가 참 좋아!”라고 말하면 그건 근로(work)에 대한 자세를 말하는 것이다. “너 무슨 일해?”라고 묻는다면 그건 직업(job)를 묻는 말이다. 또 회사에서 “김대리 어제 말했던 그 일 끝냈어?”라고 묻는다면 그건 업무(task)에 대한 이야기다. 이 모든 걸 “일”이란 단어로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엄연히 다른 일이다. 게다가 이것은 부분집합 혹은 상위 카테고리로 예속된다. 일(work) 속에는 수 많은 일(job)이 있다. 또 일(job)은 수 많은 일(task)로 이루어진다. 그 일(task)도 다시 쪼개서 그 안의 또 다른 일(task)를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학 교수의 일(job)은 연구, 교육, 행정 등과 같은 일(task)로 분해할 수 있다. 그리고 다시 연구는 자료조사, 실험, 논문작성으로 쪼갤 수 있다. 교육은 강의, 평가, 학생상담으로 나눌 수 있다. 행정은 교수회의 참가, 업무일지 작성, 출장비 회계처리로 분류할 수 있다. 자료조사는 온라인 논문, 뉴스 기사, 방송잡지 미디어 조사로 자를 수 있으며, 강의도 또 다시 슬라이드 작성, 과제 체크, 강연 수업, 온라인 수업으로 계속해 쪼개 나갈 수 있다.
그림) 직업과 업무 카테고리의 예
자신의 일이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서, 또한 자기 일을 남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이 쪼개는 일을 잘해야 한다. 실력이 있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력이 있는 것을 보여 주는 거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그 능력을 보일 수 없으면 가치를 인정 받지 못한다.
직업중에는 능력이 비교적 잘 보이는 직업과 그렇지 못한 직업이 있다. 예를 들어, 권투와 같은 격투 스포츠의 경우, 마지막까지 서 있는 사람이 능력 있는 사람이다. 자동차 판매 영업맨이라면, 무조건 자동차 많이 파는 사람이 최고다. 판매 대수로 1등을 찍거나 판매액으로 1등 찍으면 된다. 그 수치로 줄 세워서 고과 평가하면 된다. 그런데 실력이 잘 보이지 않는 직업도 있다. 팀워크로 성과가 나는 경우, 또는 사무직이 그렇다. 팀안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혹은 어떤 직무를 했는지, 일(task)를 잘 나누고 기록하면 성과로 내세울 재료가 된다.
내가 창업을 하고 회사 대표로서 평생 처음 직원을 뽑았을 때, 알바천국에서 이력서를 50장쯤 본거 같다. 이력서를 바탕으로 일하고 싶은 사람 리스트를 추려서, 한명 한명에게 채용 제안을 하기 위해 전화를 했었다. 그런데 그들 모두 이미 취직했다. 내가 뽑고 싶은 사람들은, 다른 대표들도 뽑고 싶은 인재였다. 그들의 학력이나 스펙이 대단했던 게 아니다. 그들의 이력서가 매력적이었다. 더 정확히는 자기 자신에 대한 어필이 디테일했다.
예를 들어 자기 소개로 “저는 편의점에서 혼자 하루에 8시간 1년 동안 일했습니다”는 디테일이 많이 부족하다. 편의점 알바를 찾는 사장 입장에서 ‘1년간 일했으니 오래 일할 사람이네’ 정도의 판단 밖에 하지 못한다. 그런데 “저는 수도권의 oo 지역의 세븐ooo 편의점에서 혼자 일하며, 물품의 주문(발주), 수령, 진열, 판매, 정산, 청소, 다음 시간 근무자로의 인계까지 다 했으며, 근무시간이 저녁부터 새벽까지였지만 지각, 결근없이 일 했습니다.”라고 쓰여진 자기 소개를 보면, 편의점 사장은 “아! 이 사람은 편의점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할 수 있겠구나, 점주인 내가 빠져도 맡기면 큰 문제가 없겠구나, 또 저녁부터 새벽까지는 육체적으로 고단할 텐데, 지각, 결근이 없었다면 체력이 좋고 성실하겠구나. 게다가 수도권 oo지역 지리는 훤하고, 같은 세븐ooo 계열 편의점이라면 일하는 거 가르칠 것도 없겠네!”라고 생각할 것이다. 자기가 했던 일을 한 줄만으로 표기하는 것과, 디테일하게 자신이 했던 일(task)들을 쓰는 것의 차이는 하늘과 땅 만큼이다. 채용자가 받는 느낌이 다르다.
뽑은 직원은 완전 사회초년생이었다. 직원도 생애 첫 직장이었고, 회사 대표인 나도 생애 처음으로 직원을 뽑은 경우였다. 청년 일자리 사업이라는 정부 지원 사업으로 뽑은 경우라, 기간이 끝나면 채용 계약이 종료되는 케이스였다. 계약 종료 이후의 직원의 재취업을 생각해, 직무 카드의 작성을 주문했다. 직무 카드는 내가 이름 붙인 거다. 그냥 메모다. 매일 무엇을 했는지 한두줄이라도 좋으니, 기록하라고 했다. “오늘은 홍보마케팅 일했다”가 아니라, “오늘은 미리캔버스에서 카드뉴스를 작성해서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다”, 혹은 “오늘은 픽사베이에서 무료 이미지를 다운로드 받아, 파워포인트에서 텍스트 넣고 규격 맞춰서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라는 식으로 말이다.
다른 회사에서 2장의 직무카드-메모만 읽어도 직원의 했던 일, 그리고 역량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지원자가 사용할 수 있는 툴은 미리캔버스, 파워포인트, 포스팅 가능한 SNS는 네이버블로그와 인스타그램, 그리고 픽사베이에서 무료 이미지를 다운로드 받았다는 건, 이미지 저작권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는 있다는 뜻이다’라고 판단할 수 있다.
매일이 힘들다면, 매주, 적어도 매달 작성해 놓으면 그게 쌓여서 자기를 설명하는 포트폴리오가 된다. 이력서, 자기소개서 작성할 때, 또는 면접 때 무슨 일 했었냐는 질문에 편한하게 대응할 수 있다.
포인트는 일을 잘 쪼개야 한다는 것이다. 일(job)을 구성하고 있는 일(task)이 무엇인지 또 그 일(task)이 어떤 일(하위 task)로 이루어졌는 지를 잘 파악하고 분해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