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부인의 투쟁

1-1 투쟁의 시작 - 부정적 현실적인 아내와 긍정적 몽상적인 남편

by 꿈애취애

나는 행복하다. 행복의 기준이 어떤 것인지 모르겠지만, “본인의 행복을 0-10까지의 점수로 표현해 보세요“라고 묻는다면, 9점이라 답하겠다. 0점이 전혀 행복하지 않음이고, 10점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라고 하면, 8점이라 말하기에 많이 아쉽다. 9점 정도가 적당하다. 이 점수가 내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행복감이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나와 같은 줄 알았다. 당연히 모두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내는 본인이 행복하지 않다고 여긴다. 처음에는 그런 아내의 생각이 너무 비상식적이라 머리 속에 들어 오지 않았다. 아내의 말에 의하면 나는 몽상적이고 본인은 현실적이라고 한다. 내가 봤을 때, 아내는 부정적이고 내가 긍정적이다. 그리고, 부정적이고 현실적인 아내와 긍정적이고 몽상적인 남편의 투쟁이 시작되었다. 서로가 특이한 케이스라고 주장한다. 아내 입장에서는 몽상적인 내가 특이한 케이스고, 내 입장에서는 부정적인 아내가 이상한 케이스다.


부부는 몸통은 하나인데, 머리가 둘 달린 동물이다. 분명 같은 상황에 처했는데, 한 사람은 대단히 긍정적으로 보고, 다른 한 사람은 굉장히 부정적으로 본다. 나로서는 기가막힌 일이다. 아내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그 사고 메커니즘이 무엇인지 나는 모른다. 타인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 볼 수 없으니 당연하다. 그런데 나는 내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자기 마음은 자기 자신이 제일 잘 안다.


‘저 사람은 왜 행복하다고 말하지 못하지?”라는 의문은 ‘나는 왜 행복한가?’라는 질문으로 치환된다. 그 답을 구하다고 보니 행복에도 프로세스가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행복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 또 어느 날 갑자기 불행에서 행복으로 변환되는 게 아니라, 어떤 과정들을 계속 거치면서, 만들어져 가는 게 행복 같다.


나는 행복 전공자가 아니다. 대학 때는 역사와 철학이 전공이었고, 대학원 때는 경제학이 전공이었다. 심리학 연구자가 아니다. 그렇기에 행복에 관한 나의 사고(思考)는 아마추어적이다. 이건 어느 사람이 자기 나름대로 생각한 행복에 관한 글이다.


이 글을 쓰는 건 정리를 위해서다. 풀리지 않은 문제가 있으면 그게 계속 머리 속을 맴돈다. 시간이 지나도 머리 한구석에 남아 있다. 살짝 괴롭다. 어떨 때는 많이 괴롭다. 그리고 정리가 되면 싹 잊어버린다. 그런게 있었는지 잘 기억하지 못한다. 일기 쓰고 메모 하면 정리 되고, 기억에서 사라진다. 나중에 일기, 메모 보며 “이런게 있었지”하며 놀란다.


이 글을 쓰는 또 하나의 이유는 소통을 위해서다. 객관화를 위해서다. 내 이야기는 나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편 것일 수 있다. 이게 맞는지 틀리는지 알고 싶다.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내 이야기에 공감해 주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내 생각 내 논리에 확신을 가질 수 있다. 또 반론을 들으면, 내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런 피드백을 통해서 내 사고 구조를 조정할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내 스타일을 바꿀 마음은 없다. 탕수육 부먹이냐, 찍먹이냐는 스타일의 문제지만, 탕수육을 닭고기로 만든다고 알고 있으면 그건 오류다. 소통을 통해 내가 대단히 잘못 생각하고 있었던 점을 발견할 때, 커다란 오해와 심각한 오류를 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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