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자기효능감 - 뭐야, 나도 하면 되잖아
자기 효능감이란 단어는 논문을 읽다가 처음 접했다. 예전에 건강의 경제학적 가치에 대해 연구했다. 그래서 다이어트 관련 논문도 읽었는데, 자기 효능감이 높은 사람들이 다이어트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니 다이어트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자기 효능감을 높여야 한다고 쓰여 있었다.
자기효능감은 심리학 분야의 용어인데, 나도 그때는 정확한 개념을 알지 못했다. 네이버에서 검색하니, “자신이 어떤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는 기대와 신념”이라고 한다. 참 표현을 잘한 것 같다. 자신감과 겹치는 부분도 있어 뭐가 다른 지를 고민했는데, 본인 능력에 대한 믿음과 더욱 관련이 깊다.
자기효능감을 잘 표현한 건, 어느 웹툰의 한 장면이었다.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우주 몬스터와 싸워야 하는 히어로가 있었다. 몬스터가 너무나도 강대해 자신은 상대가 되지도 않았지만, ‘최선을 다하면, 어쩌면 이길 수 있지 않을까’하는 신념 혹은 일말의 기대를 가지고 필사적으로 싸워 간신히 이긴다. 그리고 하는 말이“뭐야, 나도 하면 되잖아”였다. 이게 자신감과는 다른, 자신에 대한 기대와 신념의 자기효능감이다. 이렇게 승리하고 나면 자기효능감이 높아진다. 자기에 대한 기대와 신념, 즉 믿음이 커진다.
건강관리를 위해 몸무게 100kg의 사람(과체중자)에게 갑자기 20-30kg를 감량을 주문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3개월 동안 2kg 빼기”와 같은 쉬운 목표를 제시한다. 과체중자는 만만하게 보이는 목표이기에 도전하고 성취한다. 그리고 한 단계 한 단계씩 목표를 높이는데, 나중에는 3개월동안 30kg 빼기와 같은 어려운 목표도 도전하고 성취한다.
그 과정에서 커지는게 자기효능감이고 커진 자기효능감은 목표 성취를 더욱 쉽게 만든다. ‘하니까 되네, 생각보다 내가 능력 있는 사람이네, 의지도 강하네, 더 큰 것도 할 수 있을 것 같네’라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심는다. 그래서 집중력을 지속시켜 성취 수준을 높이는데, 결과적으로 자기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그러니까, 본인이 자기 자신을 무척 좋게 생각하게 되는거다. ‘하면 할 수 있는 사람, 해 내는 사람, 계속 성공하는 사람, 훌륭한 사람’과 같은 이미지가 형성되고 본인이 그렇게 믿는다.
작은 성공은 자기효능감을 높이고, 높아진 자기효능감은 다음 번 성공 확률을 높인다. 긍정의 순환이 시작된다. 산위에서 굴려 내린 작은 눈덩이가 굴려가면서 엄청 커지듯이, 자기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가 뚜렸해지고,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가 견고해진다. 어려운 과제에 당면해도, 항상 길이 있고 방법이 있으며, 1년해서 안 되면 10년하고 10년해서 안 되면 100년 동안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행복이 자기주도성과 자기이해도와 자기효능감의 상호작용이라 믿는다. 자기주도로 하고자 하는 욕구와 의지가 불타오르고, 자기이해를 통해 만족과 행복을 극대화 한다. 그 성취로 자기효능감이 높아져, 다시 자기주도라는 불꽃에, ‘해낼 수 있어’라는 활활 타오를 연료를 들이 붓는 작용으로 본다.
그런데 자기효능감에게는 마이너스 값도 존재하는 것 같다. 숫자로 표현하면, 자기주도성을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0, 어떻게든지 하고 싶다=100”이라 하고, 자기이해도를 “자기에 대한 몰이해=0, 완벽한 이해=100”이라 하면, 자기효능감만이 플러스냐 마이너스냐로 방향성을 가진 벡터값으로 여겨진다.
예를 들어, 100kg의 사람(과체중자)이 처음부터 3개월동안 30kg 빼기와 도전해서 실패한다면, 자기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형성되기 시작한다. 목표를 조금 낮추어도 형성되기 시작한 부정적 이미지가 집중력과 지속성을 떨어뜨려 실패 가능성을 높힌다. 또 실패하고 그렇게 실패의 경험이 쌓여간다. 나중에는 3개월에 2kg 빼기와 같은 쉬운 목표에도 도전할 힘을 잃어 버린다. 마이너스의 자기효능감이 하고자 하는 의지(불꽃)에 찬물을 끼얻는 것이다.
이것 때문에, 행복한 사람이 계속 행복해 지고, 불행한 사람이 계속 불행해 지는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