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헬스 케어 트렌드 3

건강의 의무화, 건강의 가시화, 저강도 의료의 확대

by 꿈애취애

누군가 내게, 미래 헬스 케어 트렌드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건강의 의무화”, “건강의 가시화”, “저강도 의료의 확대”라고 답하겠다.


저강도 의료의 확대는 내가 만들어낸 말이다. 물론 "건강의 의무화"나 "건강의 가시화"도 구글에서 찾아보니, 적어도 첫 페이지에서는 검색되지 않는다. 모두 널리 쓰이는 용어가 아니다. 저강도 의료란 고도의 전문성을 지닌 집중 치료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코로나로 인해 수술에 들어간다면 그건 고도의 집중 치료이고, 손씻기 캠페인을 벌인다면 그게 저강도 의료를 확대하는 일이다.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니, 트렌드란 어떤 현상이 나타나는 일정한 방향이라고 한다. 헬스 케어 트렌드의 기인은 저출산고령화다. 재정적 관점에서, 부양할 수 있는 노동인구가 줄어들고, 부양 받아야 하는 고령자가 늘고 있다. 인구통계학으로 본다면, 안정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 앞으로 현 추세의 의료지출을 감당할 수 없는 게 너무 확연하기 때문에, 방향을 틀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치료보다 예방(관리)을 중시하면 과연 의료비 지출이 줄어들까? 즉 사람들이 건강해질 수 있는 걸까? 유전적인 요인이 작용하는 암 같은 질병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걸까?

2019년의 일본 인구 10만명당 사망원인 1위는 암, 2위는 심질환, 4위는 뇌혈관질환(2017년까지 수십년간 3위였다)이다. 예전에는 성인병, 지금은 생활습관병이라고 불리는 당뇨병은 고지혈, 고혈압, 동맥경화와 상당한 상관관계가 있어 보인다. 그런데 그 당뇨병이 일본에서 백수십년 전에는 희귀병이었다고 한다. 유전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 걸리는 병이었다. 그런데 현대에는 환자와 예비 환자 합쳐서 약2천만명이 앓고 있는 병이다(주석1). 100년 동안 일본인의 유전자에 변형이 있었던 것일까? 아니다. 유전자의 변형이 아닌 생활 환경이 변했다. 생활습관의 변화 - 영양 과다, 운동 부족이 만들어낸 결과다. 그렇기에 생활습관을 바꾸면(관리하면) 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해질 것이라 본 것이다. 그리고 그게 무엇보다 돈이 적게 든다고 판단했다고 나는 본다. 1년 연명치료에 나노봇을 위한 항암치료로 10억이 든다고 하면, 1년에 약30만명씩 사망하는 암환자를 위해 써야 하는 비용은 연 300조원이다. 그러니 저비용에 높은 성과가 기대되는 건강관리(저강도 의료의 확대)에 집중했다고 본다.


몇 년전까지 나는 헬스 케어 트렌드의 키워드로 "건강의 의무화", "건강의 가시화", 그리고 "건강 리테라시(literacy)의 강화"를 꼽았다. 리테라시의 원어적 의미는 글을 읽고 쓰는 능력을 뜻하지만 넓게는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이라는 의미도 가진다. 예를 들어, 컴퓨터 리테라시란 컴퓨터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이다. 그래서 건강 리테라시란 자신의 건강을 분석하고 건강 증진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취득, 이해, 활용하는 능력이다. 관련 논문을 찾아보면, 개인건강정보를 뜻하는 PHR(Personal Health Record)이 단순히 정보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PHR를 이용할 수 있는 광범위한 시스템를 의미하기도 한다. PHR를 구축하자는 말은 개인이 자신의 건강정보에 쉽게 엑세스해서 건강을 확인할 수 있고, 그 정보 활용에 필요한 법률과 제도의 제정, 하드웨어(서버)의 설비, 개인화 기기의 보급 등등, 모든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한때는 이 PHR이 구축되면, 혹은 건강 리테라시가 강화가 되면, 사람들이 건강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아니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는 세대(고령층)와 건강해서 건강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청년층)을 생각하면, 건강 리테라시 강화의 효과가 의심스러웠다. 오히려 자신이 아닌 타인의 느슨한 관리가 건강 관리에 더 효과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저강도 의료의 확대를 키워드로 뽑는다.


한 국가의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확실한 수치는 평균수명이다. 국제 비교와 지자체 간의 비교도 가능하다. 쓰임새가 많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수명을 늘리기 위해서 어느 것이 더 효과적일까? 의사를 100명 늘리는 것, 간호사를 1,000명 늘리는 것, 건강관리 돌봄이 10,000명을 늘리는 것, 어느 쪽일까? 난 마지막으로 본다. 현대 질병의 큰 테마는 생활습관병이니까, 올바른 생활습관(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으로 돌봄이들이 조언하고 유인한다면,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고도의 전문성을 가진 소수의 인재보다, 혹은 전문성을 지닌 간호사들보다, 필요한 만큼의 적절한 지식을 가진 돌봄이가 장기적으로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 내 견해다.

그런데 어떤 분은 반문할 수 있다. 급여를 생각하면 아닌 것 같다고. 의사가 간호사보다 10배를 받는 것도 아니고, 간호사가 돌봄이이 보다 10배를 버는 것도 아니니 1만명의 건강관리 돌봄이를 고용한다면 비용이 더 많이 드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나는 이 문제를 IT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해결하리라고 생각한다. 충분히 그 기반이 갖추어졌다.


코로나가 오기 전에, 근현대 병의 거시적 흐름은 과거의 전염병, 현재의 생활습관병, 미래의 정신병 - 마음의 병이라고 본다. "미래 헬스 케어 트렌드 1"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일본에서는 일정 규모의 사업장에서 직원들에 대한 멘털 헬스 검진이 의무다. 이상하지 않은가? 속된 말로 직원들에게 정신병이 있는지 없는지를 왜 기업이 확인하는가! "너의 정신상태를 체크해 보겠어"라고 하면 누가 기분 좋게 받아 들일 수 있을까? 이 사회가 개인의 정신 건강의 좋고 나쁨으로 인해 사회가 지불해야 하는 비용(손실)이 크다고 보기 시작했다는 반증이다. 그래서 기업에게 의무를 부여했다. 스트레스 검사지를 나누어 주고, 수십분간 체크하게 하고 다시 회수한 다음, 분석 결과표를 몇 주 후에 받는다. 나도 해 봤다. 그 분석을 의사가 하는지 컴퓨가 하는지는 모르겠다. 비용과 시간이 걸리는 건 사실이다. 그런데 일본의 어느 기업(medical-pst.com)은 음성을 통해 마음의 상태를 파악하는 기술로 사업을 하고 있다. 이 기술의 정밀도가 높아지면, 전화 대화 음성만으로 개인의 스트레스 정도를 의학적으로 활용 가능한 수준까지 계측할 수 있을 것이다. 스트레스 측정을 위해 개인 상담이나 검사지를 이용하기 보다는, 이제는 앱이나 인공지능을 활용해 간단히 마칠 수 있다.


트렌드의 세 가지 키워드 "건강의 의무화", "건강의 가시화", "저강도 의료의 확대"을 이용해 가상 시나리오를 그려보면 다음과 같다. 감정 노동자인 콜센터 직원의 정신 건강, 마음의 상태 관리를 기업이 책임져라라는 법률이 제정된다. 이게 건강의 의무화다. 콜센터 직원의 정신 건강 체크를 검사지로 하면,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다. 매일 할 수 없고, 매주 할 수 없고, 매달 할 수 없다. 나는 1년에 두번 했었다. 검사하고 다음 검사까지, 많은 스트레스가 쌓여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 그러면 상담사를 붙여서 관리해 주어야 한다. 직무에서 빼 주어야 할 지도 모른다. 다 기업의 비용이다. 그런데, 목소리 - 음성으로 스트레스를 체크하고 그것을 실시간으로 본인과 관리자에게 보여주는 서비스가 있다고 한다. 이게 건강의 가시화다. 기업 입장에서는 미연에 우울증 발병을 예방할 수 있고, 바로바로 대응할 수 있다. 스트레스를 가시화한 서비스 기업은 솔류션도 쉽게 제시할 수 있다. 우울증과 수면은 상관관계라고 알고 있다. 어느 쪽이 원인이고 결과인지는 알지 못한다. 잠을 못자면 우울증에 걸리는지, 우울증에 걸리면 잠을 못자는지 알지 못한다. 여하튼 잠을 잘 재우면,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낮다. 그러니 수면을 관리해 주면 된다. 본인에게는 카페인 섭취를 줄이라고 하거나, 운동 정보와 연동되어 있으면 저녁에 운동하는 습관을 아침에 하는 것으로 바꾸라고 AI가 조언하면 된다. 또 회사에게는 당분간 야근을 하지 않게 근무시간을 쉬프트 하도록 방향을 주면 된다. 이게 저강도 의료의 확대다. 이런 게 의무화와 가시화와 저강도 의료로 건강이 지켜지는 사회 모습이다.


기업에게는 기회다. 상담사를 고용해 정신 건강을 관리하면 고객이 늘면 늘수록 상담사도 더욱 많이 고용해야 한다. 매출이 늘면 비용도 함께 는다. 빅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건강가시화 AI 혹은 건강관리 AI를 개발하면 매출이 개발비용을 넘어간 후부터는 초과 매출이 모두 수익이다. 그러니 기업은 더욱 더 기회를 찾아 만들어 낼 것이다. 저강도 의료이기에 오진 리스크도 크게 감소한다. 이해관계자들의 인센티브가 크기 때문에 시장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국민 건강의 향상, 사업장은 직원 건강 관리의 편이성, 직원 본인은 개인 건강 증진, 서비스 제공 기업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시장을 더 쪼개고 새로운 분야를 발굴할 것이다. 그래서 트렌드다.




주석1 국립국제의료연구센터, 당뇨병정보센터, http://dmic.ncgm.go.jp/general/about-dm/010/010/0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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