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헬스 케어 트렌드 2

건강의 의무화, 건강의 가시화, 저강도 의료의 확대

by 꿈애취애

누군가 내게, 미래 헬스 케어 트렌드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건강의 의무화”, “건강의 가시화”, “저강도 의료의 확대”라고 답하겠다.


건강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측정해야 한다. 측정하지 못하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주석1). 과거와 현재를 직관적으로 비교하기 위해서는 수치로 표현해야 한다. 그리고 그 수치를 실시간으로 표시하는 게 효과적이다. 건강을 표현할 수 있는 거시적인 지표로 평균수명, 생애 의료비 지출, 통원 횟수 등이 있지만, 그건 사후(일이 일어난 후) 결과이며, 국가 의료정책 수립에 참고가 되는 자료이지, 당장 개인의 건강을 관리, 개선할 수 있는 미시적 지표(여기서 말하는 미시적 지표란 적어도 일단위, 시간 단위로 표시되는 수치)가 아니다.


의료비 지출에 대한 부담으로, “치료“ 중심의 의료에서 “예방“ 중심으로 전환이 이루어지고, 많은 이해관계자가 그 방법을 고민했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건강을 관리, 개선시킬 수 있을까?" 그런데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치료에서 예방 중심으로 전환을 한 계기가 "의료비 지출에 대한 부담"이라는 점이다. 재정 지출을 억제하기 위해 방향을 변경했다는 말이다. 즉, 예방 중심의 의료에도 돈이 많이 들면 안 된다는 뜻이다. 과장된 예를 들면, 보건 당국은 1억원짜리 코로나 백신보다도, 1000원짜리 마스크나, 손 자주 씻기(캠페인)를 좋아할 것이다.

돈 안 드는 예방의료는 간단하다. 개개인이 자신의 건강을 관리하고 개선하도록 노력하면 된다. 균형 잡힌 영양 섭취와 적절한 운동 등으로 관리하도록 도우면 된다. 또 건강증진에 대해 지속적으로 동기 부여하면, 의료비 지출 없이도 예방이 이루어진다. 하! 굉장히 이상적인 표현이다. 마치 사교육 지출을 줄이기 위해 무엇을 하면 좋냐는 질문에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이 수업에 집중하고 예습, 복습을 스스로 하도록 동기부여를 지속적으로 하면 된다는 답과 같다. 그것을 누가 모르는가! 그래서 그 동기부여를 어떻게 할 거냐는 거다.

정책입안자, 프로젝트 기획자, 연구사업단 책임자 등이 다양한 방법을 내놓았다. "사람들이 본인의 건강정보를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자(Personal Health Record)", "개인 건강정보를 주치의, 약사, 동면읍의 보건 관계자가 이용해 건강에 조언하도록 하자", "운동할 공간이 없으니 좁은 공간에서 각자가 음악에 맞추어 운동할수록 지향성 스피커 시스템을 개발하자", 등등. 그중에 "자신의 건강을 본인에게 바로바로 보여주자"는 프로젝트가 있었다. 운전할 때 속도계를 보면서 과속을 주의하듯이, 수도계량기를 확인하면서 물 사용을 줄이듯이, 본인의 건강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면, 음주량, 흡연량을 줄이고 운동량을 늘리지 않겠냐는 아이디어다. 예를 들어, 개인의 스마트폰에 평균수명을 표시한 후, 술 한잔, 담배 한 개비에 수명이 줄어드는 것을 바로바로 보여주자는 것이다. 이게 가능하게 된 것은,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스마트밴드와 같은 개인용 IT디바이스(device)가 출현했기 때문이다. 이 디바이스로 건강의 실시간 측정과 개인화가 이루어졌다.

예전에(어쩌면 지금에도) 일본은 국민 개개인의 건강관리를 위해, 건강수첩을 이용했다. 수첩에는 이름, 성별과 같은 기본정보 적혀 있고, 신장, 몸무게, 혈압 같은 건강정보를 매년 적을 수 있는 페이지가 있어 단체 건강검진의 결과를 의료종사자가 기입해 주었다. 학교, 직장에서 건강검진을 받았을 때, 이러한 형태의 카드를 실제로 본 적이 있고, 결과가 기록된 카드를 보관해 두었다가 다음 해에 계속 사용했던 경험이 있다. 건강수첩(카드)에 기록된 내 건강은 1년에 한 번 측정된 내용이다. 내 건강정보를 365일 단위로 비교할 수 있다. 그게 건강관리에 무슨 도움이 될까! 게다가 이러한 아날로그 방식으로는 운동량으로 계산한 소모 칼로리 등은 측정조차도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제는 아니다. IT디바이스 이용으로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다양한 건강 정보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다.

또 스마트워치와 같은 IT디바이스로 개인화가 가능해졌다. 몇년 전, 학회에 참석해서 손씻기 측정에 관한 발표를 들은 적이 있다. 감기 예방, 전염병 예방 등에 손씻기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저개발국가의 경우, 손씻기 캠페인을 통해 자주 손을 씻도록 계몽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런데 손씻기를 측정할 수 있을까? 한 사람 한 사람이 본인이 하루에 몇 번 손을 씻었는지를 기억&기록해 두었다가 보건담당자에게 보고하지 않는 한 측정할 수 없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래서 발표자는 손씻기와 독감 예방 간의 관계를 연구하기 위해, 비누 판매량 혹은 네이버 검색어 "손씻기" 순위의 변화라는 대리지표를 이용해 독감 발생 간의 관계를 연구했었다. 물론 연구를 위해서 표본집단을 선정해서 몇 개월간의 손씻기를 기록하도록 하고 이를 추적하면 될 수도 있겠지만, 이는 개인 건강관리라는 실제적 문제와는 거리가 있다. 그런데 애플워치 watchOS7에 손씻기를 측정하는 기능이 생겼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개인이 하루에 몇 번 손을 씻는지를 알 수 있고, 손씻기가 감염병 예방에 얼마가 연관이 있는 지를 추론할 수 있다.


내가 말하는 건강의 가시화란 단순히 건강지표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 지금까지 측정하지 못했던 건강의 세부항목을 1년 단위가 아닌, 시간 단위, 분단위로 측정해 보여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당뇨병 환자가 자기의 혈당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바늘로 채혈해야 하는데, 이를 시간 단위로 하려면 하루에 24번을, 분단위로 하려면 3600번을 찔러야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 회의의 이야기지만, "매일 손에 쥐는 스마트폰에 땀 측정 센서를 부착해 땀 속에 있는 성분을 분석해 혈당량을 측정하자", "몸에 붙이고 다니는 디바이스-스마트워치에 혈관을 향해 빛(광선)을 쏘는 기능을 추가해 반사되는 광선의 양으로 혈당량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도록 하자" 등 기존에는 전혀 불가능했던 이야기가 나왔고, 이제는 그게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라, 어쩌면 가까운 미래에 실현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개인의 건강 관리를 위해 더 많은 건강 항목이 실시간으로 측정되어 개인 스스로가 확인할 수 있는 시대다.



주석1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If you can't measure it, you can can't manage it.) 피터드러커, 김선호 "일본전산 이야기" p121 쌤앤파커스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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