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어머니는 비범한 사람인가? 나는 결혼 전까지 평범하신 분이라고 생각했다. 내 결혼식 때, 아내는 어머니 얼굴에서 빛을 봤다고 했다. 그게 무슨 말인지 몰랐다. 당연한 것 아닌가?
어머니에게 아들은 초울트라 슈퍼 하이퍼 천재 미남이다. 어머니는 내가 삽을 들고 땅을 파고 있으면, 거기서 석유가 나오니까 아들이 “삽질”을 하고 있구나 라고 생각하실 분이다.
세상에 모든 어머니들이 자식을 그런 생각으로, 또 그런 눈빛으로 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식을 낳고 키우면서, 가장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이 아들을 바라보는 아내의 눈빛이었다. 내가 받았던 그런 눈빛이 아니었다. ‘우리 아들은 초미남 초천재이며 말과 행동 모든 게 좋아, 다 마음에 들어서 지적할 것 하나 없는 존재 아니었나? 뭐지? 와이프 눈에서 광채가 나지 않는데!’
지금은 어머니가 특별하다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 자식 사랑에 눈이 먼 분이시다. 어머니는 모든 일에 상식적이고 합리적이며 이성적이시다. 단 하나 예외, 자식에 관한 일 빼고 말이다. 덕분에 나는 사랑 받고 컸다고 아무 생각 없이 말할 수 있다.
요즘에 들어 어머니의 그런 성향이 더욱 강해지고 있는 것 같다. 아들들이 어떤 방향으로 가도 아낌없이 응원해 주실 분인데, 잘못된 길을 가도 밀어주실 분이기에 괜찮으려나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