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아래 모의>, <해 아래 실행> 이후
<달 아래 모의>와
<해 아래 실행>을 그리고 나서,
또 다른 거북을 만났다.
용두형 거북 위에 앉아 있는
신선은 근엄하다.
그러나 용두형 거북은 근엄하지 않다.
등에는 신선을 태우고,
입에서는 서기를 뿜고,
발은 물결을 차며 앞으로 나아간다.
그런데 그 헤엄이
왜 이렇게 신나 보이는지...
저건 “길상을 운반하는 자세”가 아니다.
완전 들뜬 발놀림이다.
“나 지금 신선 태웠다.”
그런 기세다.
위에서는 더 웃긴다.
연꽃 위에 한 마리.
연잎 가장자리에 서서 균형을 잡는다.
폼 잡는 게 아니라,
딱 장난치는 자세다.
그 아래에서는 또 한 마리가
연잎을 헤치고 고개만 쏙 내밀어
위의 거북을 노려본다.
숨바꼭질.
천 년은 족히 살았을 거북들이
연꽃 위에서 숨바꼭질을 한다.
조선 후기로 갈수록
거북은 용의 얼굴을 닮는다.
어변성룡처럼 상승의 기운을 입는다.
그런데 상승한 존재들이
이렇게 신나도 되나?
된다.
이미 오래 살았고,
이미 복은 완성되었고,
이미 오방색은 균형을 이루었다.
남은 건 흥뿐이다.
그래서 나는 이 그림을
<룰루랄라>라고 지었다.
장수를 상징하는 화면에서
제일 먼저 흥을 내는 존재가
거북이라는 사실이
묘하게 마음에 든다.
엄숙한 건 신선이고,
재미있는 건 거북이다.
민화는 늘
그 재미있는 쪽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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