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십장생도(十長生圖)에 나타나는 거북(2)
<십장생도>는 처음 ‘궁중 회화’로
그려졌다.
궁중 회화의 제작에는
여러 명의 도화서 화원들이
참여하였고,
국왕의 명으로 제작되었으므로
당연히 관지(款識)를 허용하지 않았다.
그래서 궁중 회화는
작가와 제작 연대를
추정하기 어려우며,
<십장생도> 역시
이러한 궁중 회화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 오리건대학교 박물관 소장의
<십장생도>는
‘1880년’이라는 기년이
명시되어 있어
19세기 말의 <십장생도>의 양식을
추측할 수 있는 좋은 자료이다.
박본수는 그의 논문
'조선 <요지연도> 연구'에서
<십장생도>를 구도에 따라
제 1형식, 제 2형식,
제 3형식으로 나누었다.
제 1형식의 대표작은
18세기로 추정되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십장생도> 8첩 병풍이다.
화면 좌반부 제4폭에는
바다 풍경이 그려져 있는데,
넘실대는 파도 위에서
붉은 해가 떠오르며,
주변을 붉게 물들이고 있다.
바다 위에는 운무가 펼쳐지며,
백학들이 날고 있는데,
백학 두 마리는
근경 중앙부에 자리하고 있는
소나무 위에 앉아 있다.
화면 좌반부 가장 끝에
복숭아나무의 일부가
작게 그려져 있고,
수파묘(水波渵)로 표현된
큰 파도 위에
하얀 물거품(포말)을 일으키며,
목을 길게 빼고
서로 마주 보고 떠 있는
두 마리의 거북 모습이 그려져 있다.
화면 우반부 제4폭에는
육지 풍경이 그려진다.
화면 가장 우측에 흰색으로 칠해진
한 개의 폭포가 흘러내리고 있으며,
대자색과 남색으로 표현된
소나무가 크게 그려져 있고,
땅 위에 대나무와 영지가
그려져 있다.
소나무 아래에는
다양한 색상의 사슴이
각기 다른 자세로 그려져 있음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