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십장생도(十長生圖)에 나타나는 거북(6)
국립고궁박물관 소장의
<십장생도> 창호 4폭의
거북 도상은 병풍보다는
십장생도 창호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소장번호 창덕 6456, 6461, 6452, 6463)
한층 진해진 색상의
오색구름이 온통
하늘을 뒤덮고 있고, 구름 사이로
붉은 태양이 보이며,
태양의 원둘레 외곽 테두리에
흰색의 선이 그려져 있다.
학의 동세(動勢)와 색상도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흰색, 청색, 황색의 학이
하늘을 날거나
소나무 위에 앉아 있거나
육지를 걷고 있거나
바다 뒤를 날고 있는 모습으로
다양하게 표현되고 있다.
여기서 보이는
물의 표현은
잔잔한 계류가 아니라
넘실대는 수파묘로 표현되어 있다.
주색으로 채색된 소나무 위에
그려진 태점에는
가장자리를 따라 흰색 점으로 돌려져 있다.
이러한 태점의 표현기법은
19세기 말 이후에 나타나는 것으로,
일찍이 일본에서 그러한 양식을 사용하였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그려진
궁중 회화에 나타난 것은
일본 미술의 영향으로 생각된다.
여기서는
특히 ‘거북’의 도상 표현이 다양하다.
기존의 거북 도상의 모습은
모두 측면으로 그려져
위를 올려다보거나
뒤를 돌아보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그러나 (창덕 6456)의 거북은
다양한 동세로 나타난다.
창호에서 보이는 거북 도상은
하얀 포말을 일으키면서
측면, 정면의 모습,
그리고 배를 뒤집어서
뒤돌아보는 모습,
위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시점의 거북 모습,
육지에서 걸어 다니고 있는 모습 등
다양한 모습과 다양한 시점으로
그려져 있다.
콧등과 눈, 입과
다리 앞면 부의 화염문은
붉은색으로 채색되어 있고,
귀갑문은 반듯한 육각형으로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다.
거북은 황색으로 채색되어
진한 청색으로 바림되어 있고,
거북의 입에서는
앞서 보았던 서기의 색이
청색이었던 것과는 달리,
여기서는 백록색의 서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거북의 꼬리는
4개에서 6개까지
다양하게 나타나며,
발톱까지 세밀하게 묘사했다.
연갑판과 배에서 나타나는 문양은
1919년
『고종태황제산릉주감의궤』의
거북 문양과 비슷하다.
이 작품 역시 20세기 초의 작품으로 생각된다.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창호 3개
(소장번호 창덕 6461, 6452, 6463)
거북 도상 역시
거북 등의 귀갑문의 겹침,
화염문, 배의 무늬 등으로 봤을 때,
19세기 이후의 작품일 것으로 추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