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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ince ko Mar 25. 2017

유혹 아닌 하명(下命)

이런 호사, 누릴 수 있나요?

유혹 아닌 하명(下命)


거추장스런 옷가지는 벗어 버리고

발등 드러난 신발마저 벗어 던지고

성큼성큼 가슴에 차도록 바다에 첨벙 뛰어들어

내지르고 싶은 정신 혼미한 날


가슴을 타고 내린 물방울이 먹물처럼

스며들며 색을 입히면

흰 모래 위에 검버섯 하나둘 짙어간다


발가락 사이로 헤집고 올라온 모레가 마르고

이마를 타고 내린 땀방울도 콧등에서

한 박자 쉬어가는

칠월 끝날


바람도 쉬는 한낮

여름은 속삭임에 뜨겁나니

오가는 이들에게 손을 슨든다

쉬어 가라고


쉼이란 길게 가자고

또 다른 한 달 앞에서 하는 심호흡이려니


휴가를 명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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