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열린 여름
여름 소식
장대비가 지나고
배나무 아래로 배달된 신문은
벌써 구문 신세여도
배를 쌌던
색 바랜 신문이 내놓은 소식은 얼마나
달달한가
풀풀 풀린 단내에
까치는 특종 쫓는 기자처럼
쪼아대고
잠자리가 날고 다시 자리하기까지
풀잎은 숨죽여 손짓하나니
한여름 밤
이 동네 반딧불이는
꽁지에 불나게
소식 전하리라
새들이 맛본 달달한 맛
신문에 날만하다고
볕은 뜨거워 피했어도
하늘에도 통할 이 여름 맛
별책 부록으로
농군 이마에 송송 달렸던 땅방울까지
꼭꼭
신문봉지로 다시 싸서
좋은 소식은 폭염에도 쌓였고
그렇게 여름을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