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아직도 지금도......
온 동네가 제삿날이던 때가 있었다. 숨 죽여 그날을 이야기하다 밖에서 인기척이라도 들릴라치면 시침 뚝 떼고 겁먹은 눈으로 밖을 살피던 삼촌들 얼굴을 지금도 기억한다. 4.3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핏대세운 광풍
일출봉 우뭇개 때리던 그 날
독수리 날개 접어
일출 바라던 정겨운 눈 낚아챘다
감지 못한 저 눈으로
生의 한 조각, 거친 손마디도
일출 앞에 감사하였건만…
독수리 발톱 같은
대살에 일출과 작별한
휑한 눈망울이 솟구친 그 날
멜 몰리듯
널부러진 시체더미 가슴에 품고
파도는 목이 잠겼다
그리고 지금도
터진목 아래
멜 몰리듯
널부러진 좌판 기웃거리며
희희덕거리는 군상들의 낙락거림에
파도는 여전히 목이 열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