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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ince ko Apr 14. 2017

죽음 너머

고목도 계절을 알듯이

죽음 너머

                

나무는


썩은 그루터기에도

새 순을 내고

고목에도

열흘 붉은빛 부럽지 않은

꽃 피우나니


사람아!


나이 들어 생기 잃는다고

서러워 마라

하늘과 땅 맞닿은 곳에

생기 불어 넣으신 님

너와 함께 있나니


죽어 썩는다 해도

나무만 못하랴~


--수령 수십 년은 됐음직한 벚나무 밑둥지에 꽃이 피었다. 오랜 세월에 찌든 굵은 나무껍질에 무슨 생명이 있을까 했는데, 그곳에도 물이 오르고 봐 달라는 듯이 자태를 뽐낸다.  오늘 아침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는 봄이 왔음을 털갈이로 알렸다. 꽃비 내리는 시절만큼 녀석은 털을 날릴 것이다. 고목에 핀 꽃은 생명을 말하고, 개털은 세월이 흐름을 말한다. 하늘과 땅이 맞닿은 곳에 있는 사람은 세월 속에서 생명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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