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삶이었다고

할머니와 연탄재

by Prince ko
20171009203607.jpg

뜨거운 삶


질끈 달아매던

삶이라는 무게를

힘껏 달아 올리던

쪽머리 은빛비녀

몸빼바지에 플라스틱 파란 슬리퍼

등 굽은 은발 할머니가 볕에 앉았다


대문 앞 19공 연탄재

모서리 허물어져 흩어진다


온몸 다 내주고

삭신 녹은 세월이

뼈마디 슝슝

골다공증으로 남아

귀밑머리 올리던 날이 아득해도

봄바람에 날름대던 들꽃 살포시 들고

뺨 붉던 그 날마저 잊을까


흔들리는 마음은 귀밑머리 하얗게 변해도

여전하구나


재로 남은 19공 연탄재를 닮은 지금

그래도

뜨거운 삶이었다고

마른 보조개에 미소가 깊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가을 저녁 엘리베이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