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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ince ko Nov 17. 2017

가을나무

엇갈림에 대하여

엇갈림이 참 기가 막히다

지난여름엔 훌렁훌렁 벗어젖히는 

나를 두고 

몸이 무거울 정도로 덮어쓰더니만

나는 주섬주섬 더 껴입는데 

훌렁훌렁 벗어젖히더니 

하나도 남기지 않을 태세다


청개구리도 아니고

이렇게 엇갈려서야

사는 게 이런 건가 


엇갈림에도 이유가 있나니

그렇게 덮어쓰고 훌렁훌렁 벗는 건

꼭 안아달라는 신호라는 걸

왜 몰랐을까


아직 벌거벗은 몸에 익숙지 않아 떨고 있는 

가을 나무 밑동에서 

엇갈리는 이유에 답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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