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을 마다하고 창고에서 잠자는 이유

이주노동이라는 용기를 낸 그-인생은 타이밍이다

by Prince ko

요즘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부타가 방을 마다하고 폐쇄된 컴퓨터실에서 잠을 잔다. 옥상 출입 때문에 지금은 창고로 쓰고 있는 공간이다. 다른 나라 이주노동자들과 하룻밤을 보낸 그는 여자 숙소 쪽 교실에서 잠을 자면 안 되냐고 물었다.


“냄새 너무 심해요. 머리 아파요.”


기시감! 그 말에 강제추방된 잠비아인 윌리마가 떠올랐다. 그 역시 다른 사람들 냄새 때문에 같은 방을 쓰기 싫다며 보일러가 있던 창고나 방 밖 거실에서 자는 걸 좋아했다. 그러나 정작 냄새는 그에게서 나는 경우가 많았다. 차가운 바닥에서 웅크리고 자는 그를 깨울 때면 술 냄새가 풀풀 났지만, 그는 술을 먹지 않았다고 우기곤 했었다. 술 냄새가 아니더라도 동남아 출신 이주노동자들은 아프리카에서 온 그의 냄새가 특이하다며 고개를 흔들곤 했다.


부타는 술을 마시지는 않는다. 다만 다른 국적 이주노동자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한다. 여자 숙소 교실에서 자는 걸 허락하지 않자, 그는 창고를 선택했다. 사람마다 냄새가 다르니 서로 부대끼며 사는 걸 어려워하는 심정은 이해한다.


쉼터 운영하는 입장에서 부타처럼 독립적인 경향이 강한 사람에겐 공동생활에 대해 쓴 소리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여자들에 비해 청결도가 낮은 남자들인데, 방 밖으로 침구류를 굴리면 이불과 요와 같은 침구류는 다른 사람이 이용하기 어렵다. 세탁기로 돌릴 수도 없고…머리 아프게 한다.


다행히도 부타는 타이밍이 좋았다. 그가 창고를 이용하기로 작정했을 때 남자 숙소 이용자가 많아 비좁았다. 그런 마당에 뭐라 할 수가 없었다. 어쩌면 자기가 불편을 감수하겠다는 의지이기도 했는데, 고작 세탁 문제 하나로 싫은 소리를 할 수 없었다.


마침 베트남 이주노동자 두 명이 쉼터를 이용하고 싶다는 전화가 왔다. 사람이 많아 비좁을 거라는 말을 전했고, 그들은 쉼터에 오지 않았다. 오늘 두 명이 나갔다. 둘은 쉼터 이용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나저나 부처처럼 숫기 없는 사람이 외국에까지 와서 일할 용기가 어디에 있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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