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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ince ko Jul 06. 2019

아버지

유산

물려준 거라곤

해마다 켜켜이 쌓아둔 농가부채에

댓병술로 빚어내던 허세와 

장례빚뿐이던 

아비가 떠난 지 스물다섯 해

어느덧 아비를 떠나 보냈던 나이만한

자식을 두고

물려줄 거라곤

아비가 남긴 유산에 

삿대질할 세상뿐일 텐데

살뜰한 말 한 번 나눠 본 적 없는

아비가 떠오른 건 무슨 영문인지

자식은 아비를 그릴 날이 있을지

물어보는 밤

새벽잠이 없었다는 아비가

기세좋게 팔자로 걸었던 길을 

자식 위해서라면 똥지게도 진다는

아비에 대해 물으며

따라 걷는 걸음이 총총

별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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