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라든 코리안드림
값나갈 것 없는 옷가지들을 꾸역꾸역 집어넣은
올챙이 배 같은 여행 가방에
큰 꿈 담아 고향 집을 나섰던 이가
다시 한 번
짐을 꾸린다
지난여름
월급봉투 한 번 받아본 적 없어도
아침인사는 해님에게
저녁인사는 달님에게 하며
징글맞게 땀 흘렸던 비닐하우스와
석 달 월급을 뒤로 하고
지불각서 한 장 받아들고
사장과 작별한 치옴낫
눌러 담은 물건들을
견디지 못한 지퍼는
헤실바실 잇몸 드러내고
실밥 뜯긴 손잡이는
턱 빠진 호랑이처럼
히죽히죽 너덜너덜
값나갈 것 없는 여행 가방에
한 짐 가득 꾹꾹 눌러 담았던
꿈은 어느덧 옛 이야기
부풀었던 꿈이 반쯤 쪼그라들었어도
두근두근
지퍼 터지듯
복창 터질지
박이 터질지
누가 알랴마는
새로
짐 푸는 곳은
기대 백배라니
두 손 모으나니
꿈이여, 현실로 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