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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ince ko Sep 14. 2021

바람 부는 날

20년째 귀향 타령

대학로

서울대학병원 앞을 지나는 흐릿한 오후

보도블럭에 담뱃재처럼 나뒹구는

양버즘나무 열매    


세월 자랑하는 나무가  털어내는 가루를 맞으며

나는 고향으로 가고 싶었다.     


도심 한 가운데서

나무가 벌려 놓은 계절을 감상할 만도 할 텐데.....

잿빛 하늘 아래서

꽃가루가 흩날림을 즐기기엔

알레르기가  너무 심하다는 핑계를 대며.....     


대학로에서 지하철 미세먼지마냥

계절을 털어내는

양버즘나무 몸짓에 비하면

바람에 날리는 억새꽃 흩날림은 하늘하늘

미소 짓게 하는 

억센 바람마저 정겨운

고향으로 가고 싶다.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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