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농사

품 안의 자식

by Prince ko

고향에 오면

찰방찰방 하는 밀물에도

쓰륵쓰륵 하는 썰물에도

어머니 음성이 들린다.


근 40년은 된 거 같은데, 이 맘 때쯤 딸내미가 데모한다는 소식에 마음이 많이 상하셨던 어머니가 누구 들으라는듯 한바탕 쏟아 내셨고, 항일운동하시다 왜경에 붙잡혀 돌사가신 조부님을 떠올린 할머니는 씨 도둑 못하는 법이라 하셨다


자식농사-P.Ko


똘내미 대학가던 날
허천더레 베리지 마랑 공부만 허랜 해신디
히어뜩헌디강 세경 베려싱가
순사덜이 솔짝솔짝 영 정 솔짜기 방 감댄헌 소리에
부애난 오장 뒈싸진 어멍
손콥 벨라지게 검질 메곡
물질허멍 대학 보내멍
거어엉 놈 놉뜬뎅 고치들엉 허끄지 말랜해신디
똘 고르쳐 봐사 허드렁허주 하며
부애냄시난

우리 할망
두리덴 내무릴 나이냐
알앙헐 테주
피가 어디 가
배끄띠 나갔당 오고셍이 돌아만 오민 감지덕지주
곧 방학이난
곱닥헌 놏 혼 볼 거 아니라
게나제나
이젠 다 큰 년
벳 과랑과랑헌 날 검질 메랜 못허키여

평생 큰년만 챙기던 할망이
처음으로 족은년 편들던 때였다

그 똘래미가
교직 정년퇴직헐 나이다


자식농사.jpg

자식농사


딸내미 대학가던 날
헛튼데 보지 말고 공부만 하라 했는데
쓸데없는데 기웃 거렸는지
경찰들이 살짝살짝 이리저리 몰래 보고 간다는 소리에
화가 나 속이 뒤집힌 어머니
손톱 뒤집어지게 김을 메고
물질하면서 대학 보내며
그렇게 남 설치는데 같이 엮이지 말라 했는데
딸내미 가르쳐 봐야 쓸데없어 하며
화를 내시니


우리 할머니
어리다고 나무랠 나이냐
알아서 할 테지
피가 어디 가
밖에 나갔다 온전히 돌아만 오면 감지적지지
곧 방학이니
예쁘장한 낯 곧 볼 거 아닌가
이젠 다 큰 딸
볕 쨍쨍한 날 김 메라고 못하겠다


평생 큰손녀만 챙기시던 할머니가

처음으로 작은딸 편들던 때였다


그 딸래미가

교직 정년퇴직할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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