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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믿음과 상상 Oct 19. 2023

노동당사+철원 주상 절리 라이딩

끌바의 향연

이번 라이딩 코스는 [노동당사+철원 주상절리길]이다. 워낙 유명하고 가을에 절경이라고 칭찬이 자자한 곳이다. 


운행거리 : 115km

운행획고 : 1,158m



이번에 함께 라이딩한 그룹은 같은 지역에 사는 대학 동문 자전거 모임인 K바이크이다. 


우리는 철원까지는 차로 이동하기로 하였다. 일부 회원들이 차를 가져와서 자전거를 싣고 한탄강 관광단지 선사로까지 이동했다. 


한 달 정도 부상으로 자전거를 타지 못하다가 무리해서 라이딩에 참여했다. 가장 좋은 날씨인 9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자전거를 타지 못했으니, 남은 기간이라도 열심히 타고 싶었다. 자전거 낙차 사고로 인한 손목과 발목이 완쾌되지 않았으나 보호대를 차고 라이딩에 참여했다. 오랜만에 라이딩에 참여하니 저질 체력이 되어 업힐마다 끌바를 해야 했다. 내 생애 가장 빡센 라이딩 코스였다. 지금부터 끌바의 향연을 시작하겠다.



한탄강 유원지에서 노동당사 가는 길은 그리 힘들지 않았다. 업힐이 거의 없었고 한적한 시골길을 따라서 갔다. 형광색 모자가 나다. 한 달 동안 라이딩을 안 했더니 그새 살이 찌고 근육이 사라졌다. 보이지는 않지만 팔목 보호대를 오른손에 2개나 착용했다. 



아직까지는 여유가 넘친다. 손으로 V자를 하고 있다. 다리 옆으로도 멋진 풍경이 보인다.



작은 폭포 앞에서 경치를 관람했다. 이번 코스는 라이딩 도중에 멋진 경치가 나올 때마다 잠깐씩 쉬면서 사진을 찍고 경치를 감상했다. 



상쾌한 폭포 소리가 듣기 좋다. 철원 주상 절리에 이런 폭포가 꽤 많다고 한다. 우리는 경치를 감상하느라, 그리고 나 같은 자린이들이 오르막에서 끌바를 하느라 시간을 지체해서 모든 폭포를 가지는 못했다. 드디어 노동당사에 도착했다. 대략 40km를 주행한 셈이었다. 아직 70km가 남았다. 이곳이 라이딩족들이 한 번씩은 들린다는 노동당사이다. 지금은 공사 중이라 천막이 쳐져있었다. 



이제는 쉬는가 싶었는데, 우리의 라이딩 대장은 바로 출발을 외쳤다. 라이딩 대장은 맨 앞에서 라이딩을 이끌며 길을 안내하는 사람을 뜻한다. 그리고 끔찍한 업힐이 시작됐다. 소이산을 자전거로 오르는 것이었다. 우리 9명의 멤버 중에 단, 4명만이 성공했다. 5명은 순차적으로 산을 오르다가 자전거를 주변 산길에 내려놓고 걸어가야 했었다. 등산 코스로 해도 굉장히 빡센 코스였다. 나는 클릿 슈즈로 올라가는 것이 힘들어 신발을 벗고 양말채로 산을 올랐다. 여기를 등정한 데에는 소이산 정상의 풍경이 매우 좋다는 의견 때문이었다. 그러나 날씨가 흐려 정상의 풍경은 약간 아쉬웠다. 맑은 날에는 북한까지 보인다고 했다.



소이산 입힐 코스에서 대부분 체력이 고갈되어 우리는 바로 점심을 먹었다. 점심은 칼로리 높은 왕돈가스에 추가로 파스타를 먹었다. 즉, 1인 왕돈까를 먹고 4명이서 파스타 하나를 더 먹었다.



힘든 라이딩 후, 먹는 음식은 항상 맛있다. 


점심을 먹고 본격적인 주상절리 길 라이딩이 시작됐다. 이곳은 라이딩 족 뿐만 아니라 가을 풍경을 만끽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사람들이 주상절리를 잘 볼 수 있도록 강 한가운데 산책 다리를 만든 것이 인상 깊었다. 강에 떠 있는 다리를 걸으며 주변의 주상절리를 가깝게 관람할 수 있다. 



한탄강 은하수교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멋졌다. 은하수교는 가운데가 투명하여 오금이 저리도록 만든 다리이다. 



우리는 아쉽지만 시간이 부족하여 고석정과 다른 폭포들의 관람은 포기해야 했다. 다음에 2차 철원 라이딩 때 못 본 것들을 보기로 했다. 


복귀코스는 끌바의 향연이었다. 라이딩을 시작하고 이렇게 끌바를 많이 해본 적이 없었다. 다행인 것은 나 말고도 같이 끌바를 해준 동지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대략 3~4명이 끌바를 했고 나머지 5~6명은 정상에서 끌바족들을 기다려줬다. 혼자만 끌바를 했다면 매우 민망했을 것이다. 



이번에 끌바를 하면서 느낀 게 있다. 


기어를 최대한 다 풀고 올라간다. 평속 6~7 정도만 나와도 올라갈만하다. 호흡을 깊게 하면서 정상까지 버티며 올라간다. 그러면 업힐에 성공이다. 그러나 체력이 딸리고 경사도가 크면 평속이 5 정도까지 떨어진다. 이때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느린 속도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넘어질 수도 있다. 이 속도를 유지하면서 끝까지 버틸 것이냐? 

평속 5보다 떨어지면 클릿 슈즈 벗을 시간을 확보하지 못해 낙차의 위험이 있다. 항상 고민은 평속 5에서 시작됐다. 나는 대부분 평속 5에서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끌바를 선택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업힐을 드디어 완료하고 우리는 출발장소로 돌아왔다. 1시간 정도 차를 타고 집으로 도착하여 마지막 저녁 뒤풀이를 진행했다. 메뉴는 샤브샤브다 운동 후 먹는 샤브샤브는 꿀맛이다. 우리 지역 동문 자전거 모임은 정기 라이딩 후, 저녁은 회장님이 쏘신다. 선배님 맛있게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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