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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믿음과 상상 Oct 24. 2023

여주를 가다!

강천섬에서 비내섬까지


이번 코스는 여주역에서 출발하여 강천섬을 지나 비내섬까지 왕복하는 코스다. 전체 거리는 82킬로 정도고 획고는 419미터, 소요 시간은 4시간 정도 걸렸다. 


라이딩을 간 사람은 나와 대학 동기 둘이서 같다. 동기가 이곳을 너무 강추해서 만추에 여주를 갔다 왔다. 


여주는 내 첫 여친의 직장이 있던 곳이다. 교사 생활을 하던  첫 여친이 여주로 발령이 나서 젊었을 때 자주 놀러 갔던 곳이다. 매우 조용하고 깨끗한 도시였던 기억이 있고, 그 당시 중국집 맛집이 있어서 첫 여친과 자주 먹으러 갔다. 세월이 흘러 지금은 서울에서 지하철로도 갈 수 있으니 세상이 많이 좋아졌다. 


우리는 여주역에서 만나 바로 차량이 뜸한 공도를 이동하여 금모래~강천보 구간에 해당하는 자전거 도로를 탔다. 자전거 도로는 거의 사람이 없어 한산했고 양 옆에 거대한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줬다. 

 


이곳 자전거 도로 특징은 아라뱃길보다 더 쾌적한데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쾌적한 도로를 주변의 경치를 보며 힐링하는 코스에 해당한다. 다행히 친구가 빠르게 달리지 않아서 여유 있게 주변 경관을 보며 자전거를 탈 수 있었다. 또 하나의 특징은 마치 깊은 산속에 있는 절에 온 것 같이 소음이 없다는 점이다. 서울이나 경기도에서 자전거를 타면 자동차 소리를 비롯해서 여러 가지 소음이 들린다. 그러나 이곳은 정적 그 자체이다. 


여주역에서 대략 15킬로 정도 달리니 강천섬이 나타났다. 



강천섬은 너무나 완벽한 휴양지이다. 일단 사람들이 많이 없어 쾌적하다. 그리고 조용하다. 소음이 없다는 것이 심신의 안정을 준다. 이곳은 자전거에 가방을 메고, 적당한 돗자리와 음식을 싸와서 그냥 앉아서 쉬워도 힐링이 되는 곳이다. 경치도 끝내준다. 지금까지 자전거를 타고 갔던 곳 중에서 가장 추천할만한 곳이다. 차에 자전거를 싣고 와서 강천섬에서만 돌아다녀도 만족할만한 곳이다. 


우리는 강천섬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대략 25킬로를 달려 비내섬에 도착했다. 강천섬에서 비내섬까지는 코스는 한적한 자전거길과 적당한 업힐이 있는 차도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서울 근교와 다르게 차들이 거의 없어 차도를 달리는 것이 위험하지는 않았다. 



비내섬은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차도 많고 사람도 많아서 진입하는 것이 만만치 않았다. 그리고 섬 내에 자전거 도로도 없어서 불편했다. 딱히 볼만한 것도 별로 없었다. 억새는 서울의 하늘 공원, 노을 공원보다 한참 못 미쳤고, 섬 자체 경관도 강천섬에 비해 별로였다.  이곳에서 맛없는 카페라떼를 한잔하고 우리는 다시 여주역으로 복귀했다. 


이번 라이딩은 대학 동기와 단 둘이서만 가는 라이딩이었다. 자연경관을 벗 삼아 친구와 이것저것 살아가는 얘기를 나누는 기회였다. 이 친구도 수술을 2번이나 해서 아직 몸이 정상이 아니라고 했다. 최근 오랜만에 만난 대학 동기들은 나이가 있어 그런지 암 등의 불치병을 극복하고 새롭게 살아가는 친구들이 꽤 있었다. 그들이 하는 말은 하나같이 똑같다. 


"죽을 고비를 넘겨 보니 세상 살아가는 관점이 달라졌어."  


나는 그들같이 몸이 아파 죽을 고비를 넘기지는 않았지만, 살아오면서 나름 힘든 것들을 겪다 보니 그들의 말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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