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쉬는 날!
뭘 할까? 고민했다. 오랜만에 혼자서 영화를 보기로 했다. 검색해 보니 유독 평점이 높은 영화가 있었다. 특히 평론가 평점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영화 제목이 '괴물'이다. 뭔가 미스터리 영화 같기도 하고 비밀이 숨겨진 영화 같기도 하다.
'그래 이 영화로 결정했어'
걸어서 10분 거리 영화관을 자전거를 타고 간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 영화관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조조 영화라 관객은 나 포함 3명. 영화의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다.
잔잔한 분위기와 함께 시작한 일본 영화
일본 영화 특유의 소소한 일상과 거기서의 사건들이 터진다. 초중반부가 꽤 지루하다. 영화광인 나도 졸리게 만든다. 어떤 이야기를 하려고 이렇게 뜸을 들이지? 답답한 내용이 반복된다.
결국 동성애다.
그럼 그렇지? 일본 영화의 상상력이 이 정도지?
이런 영화가 평점이 높다는 것이 의외다.
왜 관객과 평론가는 이런 영화에 평점을 높이 줬을까? 서로 다른 3~4명의 시선으로 동일한 사건을 바라보는 방식의 영화다.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소설 "아내가 죽었다"와 비슷한 방식이다. 이런 전개 방식으로 글을 쓰고 있어서 그런지 전혀 새롭지 않았다. A4 한 장도 안 될 분량의 줄거리를 섬세한 심리묘사와 복선을 집어넣어 만든 감독의 역량은 칭찬할만하다. 그러나 내가 감수성이 메마른 건지 감동도 없고 울림도 없다.
단지 이런 방식의 영화를 평론가들이 좋아하는구나!라는 것을 배운다. 이런 것에 대중들은 평점을 많이 주는구나!
대중들은 이렇게 의미를 숨겨놓은 전개와 여러 가지로 해석이 가능한 복선들을 높이 평가하는구나!
이 영화가 칸 영화제 각본상도 받았다고 한다.
우리나라 문예 창작과 출신들의 글을 보면 한 장도 안 될 이야기로 300장을 만든다. 난 이런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 영화도 이것과 비슷하다. 여성성을 가진 아이의 특징을 영화는 곳곳에 다양한 사건으로 표현한다. 숨은 그림 찾기 하듯 미리 전체 스토리를 아는 작가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말하지 않고 숨바꼭질 하듯 숨겨놓는다. 이것을 알아채는 독자와 평론가는 작가의 숨은 뜻을 알아냈다는 기쁨에 스스로 뭔가라도 된 듯한 착각에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