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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믿음과 상상 Jan 11. 2024

학원은 필요한가?

올바른 자녀 교육법

학원을 안 다니고 혼공으로만 할 수 있을까요?

당연히 가능하다. 나도 초중고 시절 혼공으로 공부했다. 혼공으로 했을 때 장점도 굉장히 많다. 인강도 필요 없다. 참고서와 문제집만 있으면 혼공이 가능하다. 


그러나 가능한 것과 실제로 되는 것은 다르다. 예를 들어 우리는 PT를 받지 않고서도 좋은 몸매를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드는 사람도 실제 존재한다. 그러나 내가 만드는 것은 다른 문제다. 무척 힘들고 의지도 필요하다.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은 못 만들고 있다. 


나는 혼공으로 초중고를 공부하다가 고등학교 때는 아예 학교를 안 가기도 했다. 혼공으로 하다 보니 누군가에게 굳이 안 배워도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학교 가는 시간도 아까웠다. 그래서 가끔씩 학교를 안 가고 독서실로 향했다. 



좀  더 본질적인 질문으로 들어가자. 

누군가에게 배우지 않고 공부하는 것은 가능한가? 학교나 학원을 다니지 않고 인강도 없이 공부하는 것은 가능한가? 


당연히 가능하다. 좋은 교재와 책, 그리고 의지만 있으면 된다.


그렇다면 그것이 쉬운가? 


이것은 다른 문제다. 쉽지 않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학교를 다니고 학원을 다닌다. 운동을 할 때도 레슨을 받는다. 



그렇다면 학원을 다니는 것이 부정적인 일인 양 받아들이는 것은 왜일까?

사실 학원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다. 학원의 교습이 부정적이라면 학교도 마찬가지가 돼야 하니까? 순수하게 교습의 측면에서만 보면 학원이나 학교나 별 다른 차이점이 없다.  OO외고에 가서 방과 후 수업을 해봤다. 오히려 학교에서 수업할 때 아이들이 말을 안 듣고 집중을 안 해서 교습의 질이 떨어졌다. 차라리 학원은 학생 인권의 문제도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통제하면서 잘 가르친다. 수준별 반편성도 가능하다. 


교습 방식의 문제라면 엄마표 공부는 더욱 문제가 될 수 있다. 엄마표 공부는 엄마표 과외다. 과외는 학습 능력을 길러주지 못하는 최악의 교습 방식이다. 자기 주도적인 학습 태도를 가진 고등학생들이 과외를 한다면 괜찮을 수 있다. 그러나 어린 초등학생이 과외를 한다면 그 아이는 공부를 하는 처음 시점부터 공부에 대한 수동적인 태도를 가지게 된다. 엄마표 공부는 자칫 잘못하다가는 엄마표 과외가 되어, 이런 수동적인 학생을 만든다. 오히려 학원을 보내는 것보다 더욱 안 좋은 방식의 교습을 통해 자녀의 학습 능력을 망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미취학과 초등시기 학원을 보내든 엄마표로 진행하든 올바른 교습 방식의 형태가 돼야 한다. 수학에서 올바른 교습 방식이란 아이 스스로 개념을 읽고 이해하며 스스로 문제를 푸는 태도를 뜻한다. 엄마의 역할은 개념 학습이 제대로 됐는지 묻고 답하기 정도와 아이가 푼 문제에 대해서 채점 정도 해주면 된다. 모르는 문제가 있으면 어디 개념을 복습해야 할지 알려주면 금상 첨화이고, 그것으로도 못 풀면 해설지를 한 줄씩 읽어주며 힌트를 주면 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초5부터는 차츰 공부 독립을 시켜 스스로 채점을 하고 모를 때 스스로 해결할 방법을 알려준다. 


가령 개념 독학으로 공부하는데 개념이 이해가 안 되면 인강이나 유튜브를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모르는 문제의 경우 해설지 필사나 해설지 분석을 통해 스스로 해결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실제 이런 방법을 잘 설명한 내 책(수학 잘하는 아이는 이렇게 공부합니다, 초등 수학 심화 공부법)을 읽고 고등 과정까지 혼공으로 진행해 전교 1등을 하고 있다는 독자들의 얘기를 듣기도 한다. 나보다 더 자녀 교육을 완벽하게 내 책 방식대로 시킨 것이다. 


이런 방식을, 엄마가 힘들다면 이런 학원을 찾아서 보내면 된다.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학습 능력을 키워줄 학원을 찾아서 보내는 것이다.  


결국 엄마표나 학원을 떠나서 교습 방식이 올발라야 하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익숙해진 아이는 자기 주도성이 자연스럽게 형성되게 된다. 이때 강의식 교습 방식의 학원을 보내면 아이의 적극적인 학습 태도와 학원의 관리가 합쳐져서 시너지를 발휘한다. 학원 보내는 시기는 중1~중3 정도를 선택해서 보내면 된다. 물론 학원을 안 보내고 끝까지 혼공으로 잘하는 학생들이 존재한다. 그런데 약간 불안하다면 빠르면 중1 정도 되는 시점, 아니면 고등 과정을 들어가는 시점에 학원을 보내면 된다. 특히 고등의 경우 내신이 중요하기 때문에 고등학교부터는 내신 관리를 해주는 학원을 보내면 좋다. 아이가 수행 평가나 여러 가지 신경 쓸 것이 많을 때, 그 학교 내신 경향이나 기출 등을 챙겨줄 수 있는 학원을 보내면 시간이나 노력을 절약할 수 있다. 물론 이런 부분을 부모님이 도와줘도 된다. 


기숙사가 있는 명문 자사고나 특목고 학생들도 요새는 줌을 이용해서 주말에 학원 수업을 받는다. 기숙사에서 못 나오므로 일대일 줌 과외를 하던가, 그룹식 줌 과외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 아이들은 대부분 우수한 학생들이고 자기 공부에 대한 신념이나 태도가 좋기 때문에, 강의식 방식의 학원 수업을 충분히 효과 있게 소화해 낸다. 



그렇다면 정작 혼공을 강조한 나는 자녀들에게 학원을 보내고 있는가? 

보내고 있다.  학원을 안 가고 스스로 하기를 바라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겠지만 자녀들이 내 마음 같지는 않다. 그러나 초등 시기 독서를 통한 언어 능력 형성과 자기 주도 방식의 공부법을 연습했기에 학원을 보내도 효과가 좋다.   


첫째 자녀는 예비 고1인데 수학은 초4부터 나와 같이 시작했다. 위에서 서술한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영어는 초2 때 그만뒀다가 중2부터 다시 다녔다. 초2 때 그만둔 이유는 어린 나이에 영어 단어 암기하는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되어 그만두게 했다. 그 이후는 엄마표 영어로 진행하려고 했으나 꾸준한 관리가 되지 않아 실패했다. 중1까지 혼공으로 영어를 시켜보려고 노력했으나 역시 실패했다. 중2부터 소형 영어 학원을 다니면서 지금은 중대형 학원 탑반에 들어갔다. 나름 아이가 열심히 했고, 부족한 영어를 위해서 다른 공부를 조금 희생하고 영어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다. 독서는 지금도 꾸준히 하고 있고 논술학원은 초1부터 중1까지 다녔다. 예체능은 미술, 태권도, 수영, 피아노, 컴퓨터 등을 시켰다. 중3 여름방학 때 고등 내신 준비를 위해 국어와 과학학원을 보내기 시작했다. 현재 예비 고1인 시점에서 수학은 나와 같이하고, 영어 학원, 국어 학원, 과학 학원을 다니고 있다. 국어와 과학은 주 1회라 크게 부담이 없고 숙제도 원활하게 하는데, 영어가 주 3회에 숙제량이 많아 부담스러운 상태다. 고1부터는 상황을 봐서 주 2회나 주 1회 정도 하는 영어 학원이나 과외를 알아볼 생각이다.  수학은 주 2회~주 3회 정도 내가 운영하는 학원에 와서 공부를 하는데, 공부 방식이 혼공 방식이라 부작용이 없다. 즉, 학원에 있는 시간이 순공 시간에 해당된다. 


그렇다면 왜 학원을 보내고 있을까? 생각해 본다. 결국 고등학교 내신 때문이다. 만약 고교 내신이 대학 입시에 크게 영향이 없다면 고3까지 혼공으로 시킬 수도 있고. 조금 부족하면 인강을 듣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당장 고1부터 내신이 중요하기에 학원을 보낸다. 결국 학원을 보내게 하는 주범은 내 입장에서는 고등학교 내신이다. 만약 수능 위주로 입시가 치러진다면 고3까지 여유 있게 혼공과 필요시 인강으로 학습을 시킬 것 같다. 


둘째 자녀도 첫째 자녀와 거의 비슷하다. 초1 때 영어 학원 잠깐 보내다가 첫째와 비슷한 이유로 그만 시켰고, 피아노, 태권도, 수영, 미술 등의 예체능을 했고, 논술은 초4 때 1년만 다녔다. 둘째 자녀는 학원을 다니기 싫어해서 초4 때 논술학원을 보냈는데 그 마저도 본인이 싫다 해서 1년만 다녔다. 둘째는 중1부터 영어학원을 다녔다. 초등시기 엄마표 영어가 안정적으로 되지 못해서 들어갈 학원 찾기도 힘들었다. 다행히 소형 영어 학원 제일 낮은 반으로 들어가서 지금은 탑반으로 올라갔고, 영어 내신은 계속 100점을 받는다. 초등 때 학습 능력과 혼공 능력을 길러 놓은 덕분에 늦게 영어 학원을 가도 금방 실력이 오를 수 있었다. 고등학교 때는 좀 더 대형 학원으로 옮길 생각이다. 둘째 자녀도 이제 예비 중3이므로 여름방학 때는 과학 학원과 국어 학원을 고등학교 내신 대비로 보낼 예정이다. 물론 학원을 가지 않아도 되게 스스로 공부를 하라고 고등 국어, 과학 교재들도 사줬다. 스스로 성실히 하면 좋겠지만 제대로 안되면 학원을 보낼 생각이다. 초등시기 자기 주도적 공부 방법을 많이 연습해서 학원을 보내도 부작용보다는 시너지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셋째 자녀는 초등 시기 컴퓨터, 태권도, 수영, 탁구, 바둑, 논술, 피아노 학원을 다녔다. 영어는 초4 때 6개월 학원을 다니다가 아이가 힘들어해서 그만뒀다. 그리고 역시 영어는 엄마표로 제대로 되지 않았다. 지금 예비 중1이 되면서 영어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독서를 많이 안 해서 학습 능력이 부족한 상태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현재는 열심히 잘 따라가고 있다. 수학은 엄마와 함께 하고 있다. 딸들보다 관리가 많이 필요해서 엄마가 묻고 답하기 등을 시키며 관리하고 있다. 셋째 자녀는 독서를 안 해서 언어능력이 떨어지고 그것이 실제 수학을 시킬 때도 드러난다. 누나들과는 좀 다른 로드맵을 가질 예정이다. 셋째도 중3까지는 영어만 학원을 다니고 다른 과목들은 스스로 공부하면서 공부하는 방법을 익히게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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