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소설다운 소설을 읽다!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가수라고 자부하는 사람들이 나와 가수의 본질에 해당하는 가창력만으로 승부를 벌이는 프로그램이다. 소설 [나의 아름다운 정원]은 [나는 소설이다]라는 프로그램에 어울리는 책이다. [한겨레 문학상]을 받았다고 하는데 문학상을 받을만하다.
책을 읽으며 특유의 수능 문제를 분석하듯이 책을 분석하고 있는 나를 바라봤다. 평론가들이 좋아하는 굵직굵직한 역사적 소재가 곳곳에 등장하네. 박정희부터 전두환까지 이어지는 시대상을 소설에 담았다. 평론가들은 좋아할지 몰라도 굳이 그 내용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내용이 없어도 충분히 이야기가 가능하다고 생각됐다.
문학상을 노린 포맷 같은 느낌을 저버리기 힘들다.
소설은 1970년대 서울의 평범한 가정을 소재로 한다. 고부갈등이 있고, 가부장적 권위적인 아버지가 있다. 마치 독재 정권을 상징하는 느낌이다. 그 가족의 주인공 초등학생 남자아이가 있고, 그의 어린 여동생이 있다. 평범한 가족의 이야기는 정말 평범하지만 어느새 책을 읽는 사람들을 몰입으로 이끈다. 그리고 여동생의 죽음.
자식을 가진 부모들이 감정이입으로 힘들 수밖에 없게 하는..... 그러나 이런 비극이 있어야 소설적 완성도가 형성되는 것일까? 제발 아니길 바랐는데 결국 여동생은 우연한 사고로 죽게 된다. 여동생이 죽고 나서 그 상실을 마주한 가족들........
슬픔, 상실, 허전함......
오랜만에 내 눈시울을 적셨다.
평범한 가족에 대한 평범한 내용. 그것을 커버하고자 하는 정치적인 상황의 묘사.
그러나 읽는 내내 가슴을 저미게 만드는 작가의 힘.....
이것이 소설이다!
극찬까지는 아니지만, 소설다운 소설을 읽었다. 그래서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