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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믿음과 상상 May 01. 2024

초등 독자에게서 온 편지

답장을 쓰며

<류승재 선생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수학에 관심이 많은 OO초등학교 OOO라고 합니다. 저는 평소에 수학에 호기심이 많고 흥미로워해 수학 공부를 열심히 합니다. 이래서 저는 수학에 관한 책을 보는데, 제가 지금까지 읽은 수학 동화 가장 재미있었던 책이 류승재 선생님의 [수상한 수학 감옥 아이들] 시리즈입니다. 


제가 [수상한 수학 감옥 아이들] 시리즈를 좋아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그중 하나는 파트가 끝나면 다시 정리해 주는 글이 나오는 것입니다. 이야기에 어려운 내용이 있어 이해가 가지 않을 때가 있는데 마지막에 정리와 요약하는 글을 읽게 되면 이해가 번에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수상한 수학 감옥 아이들] 두 번째 이야기 [수상한 수학 동굴 아이들]도 읽어보았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 피보나치수열, 황금비, 시간문제를 풀 때 팁 등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앞으로도 선생님의 책을 찾아서 읽어 볼 생각입니다.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류승재 선생님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2024년 4월 23일 세계 책의 날 

OOO 올림




<OOO 학생에게>


오늘은 좀 우울한 날이었어요. 제가 생각했던 대로 일이 잘 풀리지가 않았거든요. 예상하지 못한 것들이 발생한 거죠. 우울한 마음에 출근하다 빵집에 들러 아주 달콤한 크림과 팥이 들어간 빵을 샀어요. 그리고 직장에 와보니 편지가 있더라고요. 편지는 정말 만에 처음 받아 보는 같아요. 요새는 카톡이나 메일등으로 서로 소식을 전하니까요. 


'뭐지? 편지인가?'


힘없이 봉투를 뜯었더니 아주 예쁜 글씨로 편지가 쓰여있더라고요. 제가 쓴 수학 동화책을 두 권이나 읽고 그것이 도움이 됐다고 하니 너무 기쁩니다. 더군다나 수학을 좋아한다고 하니, 같이 수학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동족 같은 친근감이 생겼어요. 제가 책이 도움이 많이 됐다는 독자의 글은 처음 받아보거든요. 너무 보람차고 기뻤어요. 


사실 얼마 전 출간한 2권 [수상한 수학 동굴 아이들]이 많이 안 팔려서 힘이 빠졌거든요. 1권인 [수상한 수학 감옥 아이들]보다 더 재밌고 잘 썼다는 주변인들의 평가가 많아서 내심 기대를 많이 했는데, 1권보다 판매량이 훨씬 저조했어요. 예전에는 책을 낼 수만 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어느 순간 출간하는 책들마다 베스트셀러가 되다 보니 제가 욕심이 많았나 봐요. 그래서 요즘은 책을 안 쓰고, 다른 사람이 쓴 책만 읽고 있었어요. 약간 의욕 상실이 된 것이죠. 수학 동화 3권 가제 [하늬 이야기]도 이미 써놨는데, 원고를 출판사에 보내지도 않았어요. 


'많은 독자들이 내 책을 보지 않는데 책을 내는 게 무슨 의미가 있지?' 


이런 생각을 했거든요. 완전 의욕 상실인 상태였어요. 그런데 OO학생의 편지를 받고 책이 도움이 됐다고 하니 다시 의욕이 생깁니다. 많은 독자들읽지 않아도, 읽은 독자들이 도움이 됐다면 충분히 의미가 있는 것이니까요. 


제가 [수상한] 시리즈 수학 동화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어요. OO학생은 메시지를 찾았을까요?


저는 수학이 단순히 대학을 잘 가기 위해서,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수학은 정말 놀라운 학문이고 제가 살아가는 삶에 많은 영향을 줬어요. [수상한] 시리즈에서 나오는 주인공들의 모험과 용기, 역경 속에서 포기하지 않는 자세 등등, 이런 것들이 수학을 공부하면 얻게 되는 거예요. 


제가 오늘 우울한 일이 있었다고 했었죠. 생각대로 일이 잘 안 풀리고 전혀 예상밖의 결과가 저를 괴롭혔거든요.  저는 이렇게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오면 수학 문제를 떠올립니다. 제가 생각했던 방향대로 잘 풀어갔는데 답이 나오지 않는 거예요. 어디선가 잘 못 된 것이죠. 그러면 다시 풀면 됩니다. 다시 처음부터 다른 방향으로 접근해서 풀어나가면 돼요. 이것이 수학이 저에게 던져 준 메시지예요. 예상치 못한 결과가 삶에서 갑자기 튀어나와도 저는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아요. 잠깐 우울은 하지만 곧 수학 문제같이 생각해요. 


'음, 뭔가 다른 방향으로 접근하라는 것이군. 좋았어. 이 난관을 멋지게 해결해 주겠어!'


저는 OO학생의 수학을 좋아하는 마음이 평생 갔으면 좋겠어요. 단순히 학교에서 수학 시험을 잘 보고 못 보고는 중요하지 않아요. 학교에서 보는 수학 시험 점수가 수학의 본질은 아니거든요. 수학을 통해서 삶을 살아가고 개척하며 다양하게 생각하는 힘을 길렀으면 좋겠어요. 수학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을 꿰뚫어 보고 그것을 지배하게 해주는 원동력이에요.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어떤 역경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아요. 힘든 난관이 생기면 좌절하지 않고, 단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할 뿐이죠. 


OO학생 편지 때문에 [수상한] 시리즈 3권을 출간할 용기가 생겼습니다. 3권을 출간하게 되면 책을 보내드릴게요.   


2024년 5월 1일

류승재 선생님

매거진의 이전글 2번째 수학 동화책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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